메인스토리 2부/제8장 _ 여행을 앞에 두고 10

10화 기사님이 선택해

깜박, 깜박, 눈을 깜박이고, 오웬이 나를 본다. 흠칫, 놀라움을 띠며, 불쾌한 듯이 두 눈이 일그러졌다. 오웬 …………. 칫……. 카인 오웬인가. 돌아왔구나. 오웬 또 이런……. 아아, 정말 짜증나. 카인 기다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오웬 중요한 이야기? 카인 네 재액의 상처 이야기야. 슬슬 모두에게 이야기하자. 무서운 살기를 띠며 오웬이 나를 응시한다. 오웬 무슨 소리야. 카인 방금, 작은 네가 리케와 이야기하고 있었어. 케르베로스에게 물리면 리케의 목숨이 위험해. 오웬 알 바야. 카인 널 위해서이기도 해! 내가 큰 상처를 입었을 때도 너는 후회했잖아. 오웬 하? 카인 리케나 미틸, 클로에가 모르는 사이에 다치면, 너도……. 내 말을 막듯이 오웬이 일어섰다. 험악하게 찌푸린 두 눈에 격한 분노가 ..

9화 거울과의 대화

천천히, 팔에 닿았다. 웃으며 달래듯이 쓰다듬는다. 카인 이젠 나랑 이야기하자. 알겠지? 오웬 ……응……. 리케 오웬과 친해진 건가요? 카인 으음ー. 뭐어, 그렇지……. 리케 오웬은 풀을 갖고 놀 때 기분이 좋군요. 오늘의 그는 좋아요. 오웬 나도 리케 좋아……. 수줍어하며 오웬이 웃는다. 달콤한 그의 표정에는 아직도 위화감이 느껴졌다. 카인 그럼, 리케. 미안하지만, 저쪽에 가있어줘. 리케 저쪽에 가있으라니, 실례되는 말투예요. 오웬 리케는……? 카인 리케는 바빠. 리케 바쁘지 않아요. 카인 …………. 오늘은 리케가 아니라 나랑 놀자. 자, 기사님이야. 오웬 기사님……. 뺨을 붉히며 오웬이 나를 바라본다. 드디어 경계를 풀어준 것 같다. 미심쩍은 듯한 리케의 시선을 받으며, 나는 떠나가는 그에게 손을 ..

8화 천진난만함과 위태로움

특이하게 자란 탓인지, 고귀한 출신이면서도 아서는 왕궁이 답답해 보였다. 강한 마력을 갖고 있는 탓인지, 위험한 일이 있으면 가장 앞서서 뛰어들려고 한다. 그런 주군의 용감함이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걱정되기도 했다. 언젠가,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해버릴 것 같아서 무섭다. 그리고 아서의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태도의 원인은 오즈에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인 (나쁜 녀석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무서우니까, 저 녀석) 아서는 오즈를 다정하다고 말한다. 내 의견과는 조금 다르다. 오즈는 다정한 점도 있지만, 무서운 점도 있다. 강대한 마력이 타인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아서가 한결같이 민중과 마법사들을 위해 살아가려고 하는 건……. 마치 오즈의 흉악함을 자신..

7화 잊을 수 없는 비밀

샤일록 그렇겠죠. 무르 아하하하하! ……, 푸하! 히스클리프 저, 저도 내일이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두고 온 게 있어서……. 시노 내가 가져다 줄게. 빨리 가자. 강적을 쓰러트릴 기회야. 그렇게 와글와글 다 함께 말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의견을 정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카인 내일로 하자! 마법은 마음으로 쓰는 거야.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제 실력도 나오지 않아. 샤일록의 말 대로, 마음이 회복될 때까지, 무리해서 행동할 필요는 없어. 그렇지, 오즈. 오즈의 어깨에 툭 손을 둔다. 파우스트와 네로가 소리도 없이 비명을 삼켰다. 마음은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지금도, 눈앞에서 나를 빤히 노려보는 오즈의 얼굴은 흉악하다.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즈는 세계 제일의 마법사이고, 내가 대적할 수..

6화 이 마음에 결착을

카인 괜찮아. 지금은 아직 스스로를 갈고닦을 때야. 미틸의 차례는 반드시 찾아올 거야. 미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나는 그를 격려하듯이 웃었다. 내 말을 더 듣고 싶은 듯, 미틸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미틸 정말요? 카인 응. 미틸은 친절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니까.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야. 거기다, 강한 적을 쓰러트리는 것만이 활약인 것도 아니야. 나는 다칠 때마다 피가로와 루틸에게 도움을 받고 있어. 두 사람은 멋있잖아? 미틸 멋있어요……. 카인 미틸의 약초에도 도움을 받고 있어. 늘 고마워. 미틸 ……, 네! 미틸은 웃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한 눈에 반짝거리는 강력한 반짝임이 되돌아온다. 미틸에게 미소가 돌아와서 다행이다. 미틸과 도중에 헤어져서, 리케와 함께 마법관의 탑으..

5화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미틸 중앙의 마법사는 마법사 노바를 찾으러 서쪽 국가로 가는 거죠. 중요한 역할을 받아서 부러워요. 좋겠다……. 리케 좋나요? 미틸 형님을 괴롭힌 노바를 응징하는 건, 저도 보고 싶었어서……. 응징한다는 표현은 독선적이고 위압적인 어감일지도 모르지만, 요컨대 벌을 내린다는 것이다. 미틸은 상냥하고 성실한 착한 아이다. 어른의 말을 잘 듣고, 규칙을 잘 지킨다. 그것이 타인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칙을 어기는 자,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자를 붙잡아 벌하는 것……. 응징하는 것은, 미틸에게 있어서는 상냥함이자 정의였다. 나도 어린 시절, 똑같이 생각했다. 세상을 지키기 위한 규칙에야말로 상냥함과 정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언할 수 없다. 영웅처럼 동경했던 사람이 세상을 무너..

4화 카인의 서

카인 ……좋아, 짐은 다 챙겼다. 아……. 현자의 서는 어떻게 할까. 서쪽 국가에서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일단 가져가자. 일지 담당이라……. 이런 거, 늘 쓰는 걸 잊어버린단 말이지. 잊어버리기 전에 적어두자. 중앙 국가, 마법관에서. 맑음. 남동풍……. 나는 중앙의 마법사 카인. 전 기사단장이고, 지금은 현자의 마법사. 지난번 의 싸움에 참가한 후로, 닿기 전까지 타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카인 ……좋아. 이 정도면 되나. 다녀오겠습니다. 어젯밤, 현자인 아키라에게 현자의 서를 받았다. 표면상으로는 일지 담당으로서 모두의 상태를 기록하면서……. 지휘관으로서 움직여줬으면 한다. 그런 것이었다. 아키라에게 의지받은 것은 기뻤다. 보고서와 같은 건 특기가 아니지만, 내가 할 ..

3화 비호와 관리

아키라 …………. 미스라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현자님. 그날 오후, 커다란 그루터기에 앉아 멍하니 숲을 바라보고 있자, 어느샌가 미스라가 옆에 있었다. 답답하다는 듯이 그루터기에 걸터앉으며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사크 무언가 쨩을 발견한 순간, 미스라는 불쾌한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미스라 아, 사크리피키움이다. 그는 벌레라도 쫓아내듯이 사크 무언가 쨩을 쫓아내려고 했다. 나는 허둥대며 감쌌다. 아키라 그, 그러지 말아요. 왜 그런 짓을 하는 건가요? 미스라 쌍둥이의 사역마잖아요. 아키라 스노우와 화이트는 위험할 때 지켜줄 거라고……. 미스라 뭐어, 그렇겠지만요. 비호받는다는 건, 관리받는다는 것과 똑같아요. 쌍둥이의 세력권에 들여졌는데, 당신은 싫지 않나요? 미스라는 혐오감을 띠고 있었지만, ..

2화 어째서 이름을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느긋한 네로의 목소리가 지워낸다. 네로 현자 씨. 샤일록이 내일 하자네. 응? 뭐야, 사역마? 아키라 네? 네로 아아, 미안. 출발. 내일 하래. 네로는 약간 말하기 껄끄러워 보였다. 그의 옆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무르가 즐겁게 웃는다. 무르 샤일록, 오즈한테 후ー 해서 재밌었어! 아키라 후ー 라니요? 뭘요? 무르 연기를 후ー 하고! 오즈는 싫어했어! 무르는 들떠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샤일록이 오즈에게 연기를 내뱉을 뻔했다는 걸까? 덧붙여 설명하듯이 네로가 말을 이었다. 네로 괜찮아. 일촉즉발이었지만, 왕자 씨랑 기사 씨랑 서쪽 녀석들이랑 우리 선생님이 어떻게든 달래서……. 아키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네로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면 아무 일도 없었는데. 히스클리프 샤일록이 ..

1화 뻗으려던 손

스노우와 화이트에게 받은 사크 무언가 쨩(정식 이름은 잊어버렸다)은 기묘하게 움직였다. 바닥을 기어다닐 때도 있는가 하면, 둥실둥실 하늘을 날아 새처럼 내 어깨에 멈춰설 때도 있었다. 냐아, 하며 울지는 않았다. 가끔 니니니……하는 목소리? 소리? 가 들렸다. 스노우와 화이트의 목소리와 비슷했다. 그 아이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거나,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거나, 졸린 듯 눈을 가늘게 뜨곤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구슬 같은 동그란 눈……. 솔직히, 엄청 귀여웠다. 하지만 나는 사크 무언가 쨩을 안아올리지 않았고, 쓰다듬지 않았다. 먹이도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 아이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아키라 (사역마라고……. 내 대신이 될 거라고 했어) (이 아이는 고양이가 아니고, 펫이 아니야. 자칫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