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5장 _ 비밀과 신뢰 10

10화 그날의 목격자

시노 신용할 수 없는 녀석들은 모래만큼이나 있어. 우리한테 약속을 시킨 스승인 잭도 그랬잖아. 너의 행복을 바라는 마님과 주인님의 진심을 기회로 삼아서 대마법사인 척을 하면서 사치를 부렸어. 덕분에 너는 나와 약속을 했어. 잘 꾸며진 나쁜 꾀야. 거짓말이 들킬 것 같아졌을 때, 우리 중 어느 한쪽을 돌로 만들면 다른 한쪽은 마력을 잃어. 잭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이야. ――결국 과의 싸움에서 돌이 됐지만. 히스클리프 ……알고 있어. 시노에게 폐를 끼칠 일은 안 해. 시노 폐? 히스클리프 내가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나에게 불리한 조건이 늘면 너한테는 폐잖아. 시노 뭐어, 그렇지. 알겠으면 경솔한 행동은 하지 마. 히스클리프 …………. 시노 ……화났어? 히스클리프 ……안 났어. 시노 히스의 자유..

9화 새로운 실마리

라스티카 노바라고 하는 마법사에 대해서, 다른 건? 브래들리 신문은 질렸다고 했잖아. 라스티카 특징이 아니어도 돼. 너는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알고 싶어. 브래들리 …………. 브래들리는 턱에 손을 대고 입을 닫았다. 한동안 지나고, 띄엄띄엄 말한다. 브래들리 ……기묘했어. 어느 국가의 정령의 기척도 나지 않았지만 모든 국가의 정령의 기척도 났어. 파우스트 정령의 기척으로 토지를 살피는 것도 어려운가……. 공들여서 기척을 숨기고 있는 건가. 브래들리 그렇겠지. 아니면……. 갑자기 브래들리가 나를 보았다. 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 마법관 쪽에서 카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담하게 걸어온다. 카인 니콜라스의 정보는? 니콜라스에게 접근해서 마법진을 만드는 법을 알려준 인물이 노바야. 그래서 세계 각지의 마법진의 흔적..

8화 쓰여져 있는 것은

클로에 아서는 나를 감싸줬어……. 나를 신용한다고 해줬어. 오즈 님한테 혼나버리게 되면 미안해……. 무르 오즈의 천둥, 소리 크니까! 쾅쾅쾅ー! 라스티카 오즈 님은 아서 전하를 소중히 여기고 계셔. 심하게 혼내시지는 않으실 거야. 아마도. 커다란 천둥 소리에 주변을 둘러본다. 그때, 등을 돌리고 떠나가려고 하는 파우스트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아키라 파우스트. 파우스트도 걱정되어서 상태를 보러 와준 건가요? 파우스트가 걸음을 멈췄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고개를 젓는다. 파우스트 아니. 아키라 하지만……. 파우스트 지나가던 길일 뿐이야. 피가로 아까까지 중앙 국가의 병사들이 잔뜩 늘어서있던 곳을? 파우스트 내 산책 코스라서. 정색하는 파우스트에게 웃으며 피가로는 보고서를 주워들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내려온..

7화 신뢰의 나무블록

아키라 ……조금 무서웠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피가로 다행이다. 좋아하는 걸 예뻐하는 듯한 피가로의 다정한 눈빛에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알아차렸다. 반대의 행동을 했다면 나는 그의 신용을 잃었다. 지금과 같은 정도로 마법사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도, 오즈와 카인의 비밀을 이야기했다면……. 나는 피가로의 신용을 잃고 경멸당했을 것이다. 피가로뿐만이 아닌 다른 마법사에게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틀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그럼, 신뢰라는 건 결과가 전부인 걸까? 배신, 결별, 거짓말, 불의. 내가 아무리 사랑하고 지켜도 판단을 잘못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걸까? 신뢰의 나무블록을 높은 탑처럼 쌓아올려도, 한 번 틀리면 그저 파편의 산이 될 뿐? 클로에..

6화 결의가 가져온 것

빈센트 씨가 부르자 측근인 한 사람이 봉서를 가져왔다. 그것을 받아들고 아서에게 내민다. 아서 이건……. 빈센트 네가 부탁했던 것이다. 오늘 시찰에 따라서는 전하지 않고 이쪽에서 대처할까 하였다. 월식의 관에서 남겨져 있던 마법진과 노바라고 하는 마법사에 대한 조사보고서다. 아서가 튀어오르듯이 고개를 들었다. 피가로도 가볍게 눈을 크게 뜬다. 빈센트 씨는 목소리를 낮추고 신중한 얼굴이 되었다. 빈센트 ……네가 예측했던 대로, 유사한 마법진이 국내외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불명료한 보고 뿐이다. 아서 불명료한 보고……. 의 영향으로, 죽은 쪽이 많았던 건가요? 피가로 니콜라스 님(殿)과 똑같은 게 아닐까요. 정치의 중추에 관계된 인물이 여기저기 있어서 은폐하는 수밖에 없었다던가. 빈센트 씨가 흠칫 피가로를..

5화 미소에 둘러싸여

평온하고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은빛의 빗속,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피가로가 조용히 걸어왔다. 피가로가 이쪽을 본 순간 나와 아서는 동시에 안심했다. 긴장해서 굳어져 있던 등을 아주 조금 편하게 하고 피가로의 옆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피가로 오늘은 신세졌습니다. 다시 한번, 남쪽의 마법사인 피가로입니다. 피가로는 손을 뻗어 빈센트 씨와 악수했다. 빈센트 ……기억하고 있다. 피가로 영광입니다. 조금 전에 이야기할 기회를 놓쳤습니다만, 남쪽의 마법사와 뜻이 있는 마법사들끼리 왕도의 복구를 도와드렸어요. 빈센트 ……사실인가? 드라몬드 네. 파편 철거나 외벽 재건 등을……. 피가로 무상으로. 드라몬드 네, 무상으로. 빈센트 …………. 보수를……. 피가로 아뇨아뇨, 마음 쓰시지 마세요. 곤란할 때는..

4화 울려퍼지는 결의의 말

아서 …………. 흐르는 구름이 햇빛을 가리고, 빈센트 씨와 아서의 옆모습에 그림자가 드리워간다.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빗소리가 울렸다. 강한 바람이 숙부와 조카의 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흩트린다. 아서 제가 약속한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순간적인 행위이기는 했지만 무모하고 터무니없는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늘, 숙부님은 귀중한 시간을 쪼개 마법사들을 생각해주셨습니다. 마음을 열고 다가서려고 해주셨습니다. 그 시도가 헛된 것이었다고 느낀다면 숙부님은 두 번 다시 마법사에게 마음과 시간을 나눠주시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용기를 냈습니다. 빈센트 …………. 아서 인간과 마법사의 미래를 위해, 저는 마력을 잃을 위험과 맞바꿔 약속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위험한 일은 아닙니다. 저는 클로에를..

3화 신뢰를 엮기 위해

라스티카와 함께 창문 너머로 걱정스럽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모습은 아서에게도 보였을 터다. 아서는 희미한 조급함을 보였다. 그의 눈앞에서 크라바트를 떨어트리고 싶지 않아서. 신경 쓰지 않고 빈센트 씨가 들이밀었다. 빈센트 신기한 힘을 다루는 너희의 행위에는 애초에 보증이 없다. 네가 아서라는 증거도 없다. 오늘 나는 마법사들이 달라붙어 만든 환영(幻影)을 보았을 뿐일지도 모르겠군. 무엇을 근거로 마법사를 신용하라는 거지?! 빈센트 씨가 아서의 손가락을 풀어내려고 한다. 크라바트가 흔들려 떨어지려고 한다. 아서가 눈을 크게 떴다. 소리치듯이 입을 연다. 그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나는 한 순간 뒤늦게 이해했다. 아서 약속하겠습니다. 마법사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 약속을 깨트리면 마법을 쓸 수 없..

2화 따뜻한 유대를

빈센트 씨의 격상된 목소리에 심장이 아파졌다. 빈센트 씨의 말은 타당하다. 모처럼 친해지려고 해준 그를 화나게 해버렸다. 슬픔과 비참함에 마음이 흩트려진다. 아키라 (아예 얘기해버릴까……. 어쩌면 그 편이 좋은 결과가 생겨날지도……) 몇 번인가 머리에 떠올랐다. 따뜻한 유대를 그와 묶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마법사들의 목숨과 관여되는 중요한 정보를 그들에게 양해도 없이 전할 수 없다. 어째서 전할 수 없는 걸까? 인간과 마법사가 사이 좋게 지내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망설이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아키라 (나는……. 나는 아직, 빈센트 씨를 신용하고 있지 않은 거야) 신용하고 싶지만 완전히 신용하고 있지 않다. 아무리 꾸며보려고 해도 그것이 사..

1화 시찰의 끝에

대강 시찰을 마친 빈센트 씨는 휴식도 없이 성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드라몬드 씨와 콕 로빈 씨도 병사들과 함께 빈센트 씨를 배웅하러 간다고 한다. 배웅을 나온 마법사들은 없었다. 하지만 어쩐지 그들의 기척이 느껴진다. 멀리서 흥미가 있는 것을 바라보며 주의 깊게 관찰하는 기척……. 한밤중의 주차장에 있는 고양이들처럼 찾아온 무언가가 떠나가는 것을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아키라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빈센트 씨가 나를 돌아보았다. 빈센트 한 가지 떠올랐다. 질문해도 되겠나. 아키라 네, 뭔가요? 나는 빈센트 씨의 어떤 질문이든 웃으며 대답할 생각이었다. 그와 친해지고 싶었으니까. 이 날의 일이 인간과 마법사의 교류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빈센트 씨의 눈빛에도 심술이나 혐오감은 없었다. 신사적이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