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2장 _ 풍요의 거리로 10

10화 상응하는 대가

시노 ……가혹한 진실을 알고, 히스가 만약 견딜 수 없게 됐을 때는……. 그 녀석의 기억을 뺏어줘. 피가로 …………. 상응하는 대가를 준비할 수 있다면 생각해줄게. 시노 상응하는 대가? 피가로 이 정도로는 부족해. 너를 저주해서 죽이기 위해서는 이 손톱으로도 충분하지만. 시노 뭐가 필요해? 피가로 가혹한 진실로부터 친구를 지킬 수 있는 너야. 시노 ……없으니까 부탁하는 거잖아. 피가로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는 진실에 짓눌리게 될 거야. 자, 손가락 내밀어보렴. 손톱을 고쳐줄게. 시노 ……성인(聖人)인 척하지 마. 너는 어떤데?!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면, 가까운 인간의 기억을 뺏은 적 정도는 얼마든지 있을 거 아냐! 피가로 《폿시데오》 시노 ……안 고쳐도 됐는데. 부탁도 안 한 거 하지 마. 부탁한 건..

9화 제의한 거래

그가 사라진 후, 작은 돌이 소용돌이를 그리며 지면을 구른다. 리케 정말……! 아까까지 오웬은 착한 아이였는데. 그렇지, 라고 말하려다가, 잘 말하지 못했다. 풍요의 거리에서는 시끌시끌한 웃음소리가 울리고 있다. 아서 바래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왜 서쪽의 탑에. 아서 사정이 바뀌어서……. 이대로 그랑벨 성으로 돌아갈 거예요. 오즈 그렇다면 중앙 국가까지 데려가지. 아서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기……. 오즈 님. 저는 변했나요? 오즈 그래. 아서 ……그런가요……. 오즈 키가 자랐다. 아서 ……그 외에는요? 오즈 왜 낙담하고 있는 거지? 얼굴이 얌전해졌다. 아서 ……얼굴이 얌전해져요? 늘 시끄러운가요……? 오즈 너는 눈썹도, 눈도, 코도, 입도 사용해서 웃는다. 아서 …………. 하하……. 그럼 됐어요..

8화 되살아나는 얼음의 눈

오즈는 잠깐 생각한 후, 오웬을 억지로 떼어내 나에게 맡기려고 했다. 오웬이 연약하게 눈썹을 늘어트리고, 비명처럼 호소한다. 오웬 싫어……, 두고 가지 마……. 오즈 금방 돌아올 거다. 오웬 그치만……. 오즈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지켜주지. 오웬 …………. 부드럽고 흔들림 없는 말에, 오웬이 떼쓰는 것을 멈췄다. 얌전히 오즈를 올려다본다. 그 눈빛에는 천진난만한 신뢰마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즈는 오웬의 어깨를 안아 내 앞에 뒀다. 다음 순간 사라졌다. 카인 …………. 내가 지켜주지. 카인 (오즈의 말이라면 정말이겠지. 오즈보다 강한 마법사는 없어……) (그럼…….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건조한 바람이 가슴 속을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서나 오웬을 생각하며 분주하게 마음을..

7화 말을 잃고

오웬은 꾸물꾸물 리케와 아서의 앞에 나섰다. 종이로 감싸진 무언가를 내민다. 오웬 이거……. 리케 와아! 감사합니다. 이미 먹었나요? 맛있었죠. 오웬 응……. 아서 고마워, 오웬, 리케의 말대로 예쁜 색이네. 소중하게 먹을게. 오웬 응! 오웬은 환하게 웃으며, 쑥스러운 듯 오즈의 뒤에 숨어버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기사님이라며 불리지 않았다. 나는 어쩐지, 묘하게 초조해졌다. 카인 치, 친해졌네. 오즈 ……나에게 하는 말인가? 카인 신용할 수 없다던가 감시하고 있겠다던가 했으면서, 친해졌네? 오즈 친해지지 않았다. 갑자기 오즈가 고개를 돌렸다. 오웬이 불안한 듯이 오즈를 올려다본다. 잠깐 주저한 후, 먼저 무너진 듯이 오즈가 오웬에게 미소지었다. 마치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오웬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는..

6화 부르면 눈앞에

오웬 알겠어. 오즈 …………. 오웬 저기……. 으음……. 가게 주인 왜 그러니? 오웬 …………. 가게 주인 전부 맛있어 보이지! 천천히 고르렴. 오웬 응……. 으음……. 이거 줘……. 가게 주인 고마워! 이거, 제일 인기있는 거야! 자, 거스름돈. 오웬 ……아……. 고마워. 가게 주인 또 오렴! 오웬 ……이거, 받았어! 오즈 그런가. 잘했다. 오웬 에헤헤……. 제일 인기있는 거……. 오즈 한 번 더, 리케 쪽의 몫을 부탁하지. 노란색과 초록색, 푸른색, 빨간색……. ……할 수 있겠나? 오웬 할 수 있어! 나, 할 수 있어. 오즈 그런가. 오웬 응! 에헤헤……. 풍요의 거리의 주민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실웨스에게 들은 이상의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왕족들의 급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

5화 너를 보고 있을게

카인 물론이지. 말이 빨라지려는 것을 참고 생긋이 웃으며 악수한 후, 천천히 등을 돌린다. 사실은 아서의 팔을 붙잡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힐끗, 뒤를 돌아본다. 실웨스 조심해. 색기 있는 군인 씨. 리케 선배랑, 신입인 아티도. 웃음을 머금은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가게 안쪽의 어두운 곳에서 회색 눈동자의 키가 큰 남자가 파이프를 피우고 있었다. 나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한 걸음 내딛자, 풍요의 거리의 한낮의 혼잡 속이었다.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본다. 나비 부적의 가게는 사라져 있었다. 오웬 …………. ……여기 있는 사람들, 어디에서 오는 거야……? 오즈 …………. 어디에서 오는 걸까……. 오웬 ……어디로 가? 오즈 ……모른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늘어날 줄은……. 오웬 …………. 오즈 ……너..

4화 소용돌이치는 의심

실웨스 들어본 적 없어. 지금은 무르도 궁정에 접근하지 않고, 마법과학이 더 중요시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난 왕홀의 저주는 그냥 소문일 거라고 생각해. 리케 어째서요? 실웨스 왕족이라고는 해도 평범한 인간이 국왕이나 여왕이 되는걸. 중책 때문에 사람이 변해버려도 이상하지 않아. 아서 …………. 아서가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물어보듯이 나를 돌아본다. 아서가 무엇을 묻고 싶었던 건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실웨스 왕족의 의문사가 이어지는 이유는 왕홀의 저주가 아닌 게 아닐까. 궁정의 음모라고 해도……. 현재 다음 왕위계승자는 코르테제 가의 릴리아나 아가씨. 그녀를 내세워서 누가 이득을 봐? 아무도 득을 보지 않아. 코르테제는 강력한 뒷배도, 유명한 야심가도 없는, 식물원밖에 없는 느긋한 곳인걸. ..

3화 왕족의 이변

카인 그게 제일의 이유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실웨스 흐응……. 꽤 소중한 사람처럼 얘기하네. 그녀에게 지적받아, 나는 묘하게 쑥스러워졌다. 아서의 기색을 신경 쓰며 초조하게 변명처럼 말한다. 카인 그야 소중한 주군이니까. 마음고생도 많은 분이시고,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실웨스 화를 잘 내고 냉혹하고 무서운 왕자인 거 아냐? 오즈 밑에서 자랐다고 들었어. 리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서 님은 훌륭하신 분이에요. 실웨스 너도 만난 적이 있는 거니? 거기 너는? 아서 아, 그게……. 글쎄……. 실웨스, 실은……. 카인 아티, 가만히 있어. 이 녀석은 아직 만난 적이 없어. 신입이거든. 실웨스 어머, 그러니. 리케 아티가 신입이라는 건, 제가 선배인가요? 아서 그, 그럴 거예요. 리케 선..

2화 마음이 맞는 두 사람

실웨스 어쩔 수 없지. 그는 정치를 싫어하기도 하고, 신주의 환락가의, 뭐라더라, 찰나적이고 덧없는……. 거품의 꿈? 그런 분위기가 어울리니까. 권력이나 재력으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느낌. 하지만 풍요의 거리도 좋아한다고 했었어. 리케 샤일록의 파이프는 당신이 만든 건가요? 실웨스 아니, 아니야, 도련님.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동경해서 흉내내서 만들고 있는 거야. 그는 내 파이프를 칭찬해줘. 하지만 사용해주지는 않아. 그런 점, 견딜 수가 없지. 리케 이해해요. 카인 이해해?! 아서 이해돼?! 리케 전에, 그는 제가 그린 초상화를 굉장히 칭찬해줬어요. 하지만 가게에 장식해달라고 했더니 거절했어요. 실웨스 어머, 근사해……. 그 모습이 눈에 선해. 유혹하는 주제에 꾀어낼 수 없는 점, 굉장히 좋..

1화 방울소리가 울리는 신기한 가게

카인 으음ー, 어디랬더라……. 리케 삼거리를 돌아서, 나비 모티프의 부적 방울이 걸린 가게라고 했어요. 카인 리케, 잘 기억하고 있네. 리케는 순순히 가슴을 폈다. 리케 샤일록의 파이프에도 나비가 있잖아요. 세트 같아서. 아서 아, 저기 아닐까. 아서의 목소리에 고개를 향하자, 나비를 본뜬 부적 방울이 딸랑딸랑 흔들리고 있는 가게가 있었다. 가게 앞을 살펴보니, 여러 세공된 파이프가 예쁘게 늘어서 있다. 가게 안쪽에서는 누군가가 파이프의 잎을 썰고 있는 건지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카인 여어, 잠깐 괜찮을까. 가게 주인 더 가까이 와. 가게 안쪽에서 되돌아온 건 음침해 보이는 노인의 목소리였다. 가게 주인 너네들, 마법사지.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며 가게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 순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