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틸
중앙의 마법사는 마법사 노바를 찾으러 서쪽 국가로 가는 거죠.
중요한 역할을 받아서 부러워요. 좋겠다…….
리케
좋나요?
미틸
형님을 괴롭힌 노바를 응징하는 건, 저도 보고 싶었어서…….
응징한다는 표현은 독선적이고 위압적인 어감일지도 모르지만, 요컨대 벌을 내린다는 것이다.
미틸은 상냥하고 성실한 착한 아이다.
어른의 말을 잘 듣고, 규칙을 잘 지킨다.
그것이 타인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칙을 어기는 자,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자를 붙잡아 벌하는 것…….
응징하는 것은, 미틸에게 있어서는 상냥함이자 정의였다.
나도 어린 시절, 똑같이 생각했다.
세상을 지키기 위한 규칙에야말로 상냥함과 정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언할 수 없다.
영웅처럼 동경했던 사람이 세상을 무너트릴 뻔한 악역이 되었으니까.
카인
아직 조사를 하러 갈 뿐이야. 응징하기 이전에, 발견할 수 있을지 어떨지도 알 수 없어.
리케
저희가 만났을 때는 미스라의 모습을 하고 있었죠.
미틸
아무리 강한 마법사여도, 세계 제일의 마법사인 오즈 님이 함께라면 해치워 주시겠죠?
카인
그러면 좋겠네. 하지만, 무적인 오즈여도 밤 동안에는 마법을 쓸 수 없어.
밤 동안에 노바를 만나면 어떻게 격퇴할지.
서쪽의 마법사들과 상의해서, 사전에 정해두는 편이 좋겠네.
리케
그렇네요. 만에 하나의 일도 생각해두도록 해요.
리케가 똑부러지게 대답한다.
어른스러운 말을 하네, 내가 그렇게 말하기 전에 미틸에게서 감탄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미틸
멋있는 대화네요……. 리케, 어엿한 어른 같아요.
리케
후후, 그렇죠?
미틸
남쪽 국가에서는 모두가 저를 아이 취급해요.
이번에 현자님께 부탁받은 사명도, 별로 세계를 구하기 위해 중요한 것 같지 않고…….
리케
남쪽 국가의 마법사는 중앙 국가의 시장에 마법사의 집을 만들고 있죠.
미틸
맞아요.
마법사의 집이란, 남쪽의 마법사들이 빈센트 전하에게 활동 거점으로써 허가를 받은 시설을 말한다.
수도의 부흥 작업을 도와줬을 때, 중앙 국가의 시민에게 넘겨받았다고 한다.
카인
마법사의 집 만들기는 남쪽 국가의 마법사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야.
미틸을 통해서 거리의 사람들이 마법사를 좋아하게 되어주면, 다양한 것이 하기 쉬워져.
미틸
……알고 있어요. 피가로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지만…….
눈썹을 늘어트리는 미틸을 보고, 나는 미소지었다.
미틸의 마음은 잘 이해된다.
얼른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올곧게, 기죽지 않고 무언가가 되려고 하고 있다.
미틸의 그런 점이 좋았다.
나도 그랬다.
검사들을 동경해서, 천진난만하게 검술의 실력을 갈고닦았다.
명성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노력을 쌓고, 동경했던 뒷모습을 뒤쫓아, 질타도 칭찬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분노와 분함도 극복하고, 그리고…….
과오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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