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8장 _ 여행을 앞에 두고

3화 비호와 관리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2. 9. 11. 23:40

아키라
………….


미스라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현자님.


그날 오후, 커다란 그루터기에 앉아 멍하니 숲을 바라보고 있자, 어느샌가 미스라가 옆에 있었다.

답답하다는 듯이 그루터기에 걸터앉으며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사크 무언가 쨩을 발견한 순간, 미스라는 불쾌한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미스라
아, 사크리피키움이다.


그는 벌레라도 쫓아내듯이 사크 무언가 쨩을 쫓아내려고 했다.
나는 허둥대며 감쌌다.



아키라
그, 그러지 말아요. 왜 그런 짓을 하는 건가요?


미스라
쌍둥이의 사역마잖아요.


아키라
스노우와 화이트는 위험할 때 지켜줄 거라고…….


미스라
뭐어, 그렇겠지만요. 비호받는다는 건, 관리받는다는 것과 똑같아요.

쌍둥이의 세력권에 들여졌는데, 당신은 싫지 않나요?


미스라는 혐오감을 띠고 있었지만, 국가와 법률에 보호받는 생활을 했던 나에게는 딱히 불쾌감은 없었다.



아키라
(원래 세계도, 국가나 사회의 세력권에 들어가 있었던 셈이니까……)


불만이나 답답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어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시키는 것을 하면…….

내 안전과 지유는 그럭저럭 보호받는다.

인간관계에 지치기도 하고, 혼자서 제멋대로 살아보고 싶기도 하지만, 사회로부터 벗어나서 살아갈 수는 없다.

모든 비호와 굴레를 내버리고 자신의 힘만을 의지해서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다.



아키라
저는 싫지 않아요. 쌍둥이는 무서울 때도 있지만, 저에게는 늘 상냥하고…….

위험한 일이 많은 세계니까, 누군가가 지켜봐주는 건 안심된다고 할까…….


거기다, 아무도 없는 방이 아닌, 고양이 같은 생물이 있는 방이 되었다.

그 말은 삼키고, 나는 입을 닫았다.
미스라는 불쾌한 듯이 사크 무언가 쨩을 노려보았다.



미스라
인간은 어리석고 자존심이 없네요. 딱히 이런 게 없어도, 제가 있잖아요.


사크 무언가 쨩은 내 주위를 서성이며 미스라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약간, 털이 부풀어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 기분탓일까?



미스라
얘기 듣고 있어요?


아키라
앗, 네. 듣고 있어요. 미스라도 이런 걸 만들 수 있는 건가요?


미스라
당연하죠.


아키라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미스라
성질이 맞는 정령을 붙잡아서, 사역마로서의 사명을 내리고 사역하는 거예요.


아키라
저기……. 이건 살아있는 건가요……?


미스라
정령들을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살아있는 거 아닌가요?


아키라
(역시, 생물로 생각해도 되는 건가……)

제 대신이 될 거라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었을 때 이 아이는 어떻게 되나요?


미스라
어떻게도 안 돼요. 이 녀석이 갖고 있는 수호의 힘 이상의 마력을 맞으면 소멸해요.


아키라
(역시, 사라져버리는구나……)


미스라
그건 왜요?


아키라
아, 아니요. 미스라는 이런 거, 루틸과 미틸에게는 만들어 주지 않는 건가요?


미스라
필요 없어요. 그 형제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 제가 달려갈 수 있으니까요.



확실히 그렇다.
미스라는 공간이동을 잘하니까.

미스라는 깊게 생각하듯이 눈을 감고,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



미스라
……하지만, 그렇네요. 슬슬 진심으로 준비해야 할지도 몰라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는, 
미스라가 일어섰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오연하게 사크 무언가 쨩을 내려다본다.


미스라
그거, 침대에는 들이지 마세요.

쌍둥이의 기척이 진한 곳 같은 데에서는 안 잘 거예요.


나는 빨개진 얼굴로 반론했다.



아키라
그렇게까지 펫 취급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제대로 선을 두고 있어요.


미스라
그럼 됐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미스라는 사라져버렸다.

경계하고 있었던 사크 무언가 쨩도 긴장을 푼 것처럼 몸을 둥글게 만다.

미스라가 있었던 곳에 앉아, 졸린 듯 눈을 감았다.

편안해진 입가에서 살짝 혀가 내밀어진다.



아키라
(으……. 귀여워……)


귀여움에 괴로워하고 있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소리가 들렸다.
먼 정원 쪽으로 누군가의 모습이 보인다.

카인과 오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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