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3장 _ 마법사의 집과 불온한 방문자

9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3. 1. 8. 00:53

그때, 파도 소리가 들려온 느낌이 들었다.

극한의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들어가도,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려 해도, 고독은 고독에 지나지 않는다.

약속된 낙원은 없어도,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나가지 않으면 마음(魂)은 얼어붙어간다.


피가로
(아이작을 이 거리에 머물게 해 주고 싶지만……)

(머지않아 피가 흐를 거야. 아이작은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은 거리의 생활은 익숙하지 않아)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강제적으로 북쪽 국가에 귀환시키든가, 아니면……)


아이작
피가로 님, 보세요.


피가로
뭘?


아이작이 무언가를 내밀었다.

커다란 두 손바닥 위에 얹혀진 것은 너덜너덜한 책이었다.

나는 눈을 깜박이고, 놀라움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가로
읽을 수 있게 된 건가.


아이작이 입가를 일그러트렸다.
어색하게 수줍어하면서 미소를 띠고 있다.



아이작
네.


나는 웃으며 그의 등을 끌어당겼다.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이동한다.

세계에는 아직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자도 많다.
귀족 이외에게 교육이 행해지게 된 것도, 문화적인 지역조차 최근 백 년 정도의 일이다.

농민은 농업만, 사냥꾼은 사냥만, 장인은 공방에 관련된 일만 알고 있으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북쪽 국가에서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마법사라면 읽고 쓰는 것을 할 수 없어도 곤란할 일이 없다.

하지만 아이작은 학습을 좋아했다.
나도 그런 점을 마음에 들어했다.


피가로
어디보자, 보여줘보렴. ……아아, 대단하네. 이런 내용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건가.


아이작
어려운 책인가요?


피가로
아니, 문자를 외우면 아이들도 읽을 수 있어. 하지만 너는 네 이름도 쓰지 못했잖아.

잘 했어. 책을 읽는 건 즐거웠지.



내가 미소를 건네자 아이작은 감명받은 듯 숨을 삼키고, 눈을 크게 떴다.

그건 조금 전의 미틸의 얼굴과 비슷했다.
분명 아이작은 노력한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칭찬받아 행복을 느끼고 있다.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아이작
……감사합니다, 피가로 님. 굉장히, 굉장히 기뻐요…….


피가로
나도야. 어디서 공부했어?


아이작
……북쪽 국가에서……. 그리고 중앙의……. 짜증났지만 참았어요. 참을 수 없을 때도 있었지만…….


피가로
누군가가 가르쳐준 건가?


아이작
여행객에게 졸랐어요. 그 녀석들은 집이 없으니까……. 그…….


피가로
아아. 용돈 벌기로 글자를 가르쳐준 거구나.


아이작
뭐어, 으음, 맞아요. 그리고…… 중앙 국가에 왔더니 인간이 책을 몇 권 넘겨줬어요.

책을 읽고 싶은 거라면 책을 주겠다면서. 가끔…… 만나서 이야기해요. 읽는 법을 물어보거나…….


피가로
그랬구나. 그런 걸 할 수 있는 마법사는 좀처럼 없을 거야.


아이작
하하…….


아이작은 웃었다.
웃으면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눈도 밝은 호수 같았다.

단지, 조금, 머리카락과 옷에서 냄새가 났다.
몇 번이고 그에게 가르쳤지만, 몸과 옷을 씻는 습관은 몸에 붙지 않았다.


피가로
아이작, 몸을 청결하게 하도록 해. 마법으로 하는 법을 알려줬잖아.


아이작
하지만……. 저는 목욕이 싫어요. 하지 않아도 곤란하지 않고요.


피가로
네가 곤란하지 않아도 주위가 곤란해. 너한테서 사람들이 떠나갈 거야.


아이작
어째서요?


피가로
냄새가 나거나 겉보기에 더러운 건 불쾌한 기분으로 만드니까. 비위생적이면 병이 생길 때고 있고.


아이작
저는 큰 목소리로 웃는 아이를 보면 불쾌해져요. 갑작스러워서 깜짝 놀라니까요.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긴장하게 돼요. 그 녀석들과 뭐가 다른가요?


피가로
인간은 수명이 짧아. 아이였던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고,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 있어.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기분이 되기도 하고.


아이작
저는 그렇지 않아요. 저 같은 자가 가까운 곳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에게서 떠나가는 건가요?

짜증나요, 말이 맞지 않아요. 그렇다면 저는 더더욱 몸을 청결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싫은 표정을 짓고 싶은 녀석은 싫은 표정을 지으면 돼요. 그 편이 더 깔끔해요.


피가로
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면서 사람들이 환영하지 않는 짓을 하는 거야.


아이작이 입을 닫았다.
반감과 증오를 담아 나를 노려본다.



아이작
그렇다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주세요. 피가로 님은 현명하신 분이에요. 올바른 답을 알고 있잖아요?

갑자기 웃는 아이는 용서받는데 제가 용서받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말해주세요, 알고 있잖아요?


아이작은 곧바로 답을 얻어내려고 한다.
나는 인내 깊게 말했다.


피가로
아이작. 그 이유는 몇 개고 있어. 그리고 그건 올바른 답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시대나 지역에 따라 답은 달라져. 그렇기에 너는 스스로 배워야 해.


아이작
거드름을 피우다니 너무하세요. 피가로 님이 가르쳐주시는 거라면 저도 제대로 따를 텐데.



분개하는 아이작에게 나는 기가 막혔다.
그러면서 슬프기도 했고, 상처받기도 했다.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며, 새하얀 마음과 나태하지 않은 머리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는 의외로 적다.

피가로 님이라고 부르면서도.



아이작
피가로 님. 자, 얼른 가르쳐주세요. 저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요.


피가로
알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어. 아이작, 너는 네가 미움받지 않을 이유만을 알고 싶어 하고 있어.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기질이나 사람들의 역사를 전부 배우려고 하는 것과 같아. 그걸 알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이작
알겠어요. 당신이 싫은 거죠. 그렇게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


피가로
아니야.


아이작
거짓말만 하시는군요. 하지만 그거라면 따를게요. 당신의 말은 거스를 수 없어요.

저는 피가로 님의 가르침을 어떠한 마나석보다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까요. 당신과 공부하는 게 좋아요.


피가로
거짓말만 하는구나. 너는 나에게서 너를 긍정해주는 구실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을 뿐이야.


아이작
너무하네요. 그렇지 않아요.


피가로
실제로 이전에 알려줬던 걸 잊어버렸어. 불결하게 있으면 병이 생길 거야. 손발이 썩어버릴 거야.


아이작
……. ……아아, 그래서…….


그 순간, 아이작의 날카로운 두 눈이 실의로 흐려졌다.

그러고 보니,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랑 똑같은 상태인 건가.



피가로
몸이 안 좋은 거야?


아이작
네. 잘은 말 못 하겠지만……. 몸이 제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

짜증나서 때렸더니 그 후로 계속 배가 아파서…….


피가로
바보 같은 짓을……. 어디를 때렸어? 보여보렴.


아이작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피가로
뭐어, 지금은 의사니까.


아이작
제가 바보인 것도 고쳐주세요.


그의 복부를 만지며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결코 그가 생각하는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학습 의욕이 있고, 향상심이 있다.
공부해서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난폭하고, 기질이 거칠고, 성질이 급하기는 하지만 인내심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피가로
너는 어리석지 않아. 스스로를 아프게 하는 행위는 좋지 않다고 한 거야.


아이작
뭔가, 싫어져서…….


아이작은 완전히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슬픔보다도, 구원 없는, 희망을 잃은 얼굴이다.

그의 인생이 끝나려고 하고 있다.



아이작
이제……, 저는 끝이에요. 마지막으로 바뀌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아…….


피가로
아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