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심 곤란해하고 있었다.
아이작은 위험한 마법사다.
그는 성질이 급하고, 폭력적이다.
그를 조롱하는 상대를 안색도 바꾸지 않고 두 번 다시 웃을 수 없는 모습으로 만든 것을 본 적이 있다.
격분하여 초조해하던 때에는 머리가 좋은 마법사를 돌로 만들어 그 돌을 먹은 적도 있다.
그렇게 하면 현명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피가로
(곤란하네……. 아이작은 이런 인간이 많은 거리에서 지낼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야……)
아이작도 적극적으로 잔혹한 것은 아니다.
평범한 북쪽의 녀석들보다 온화할 정도다.
그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북쪽의 마법사로 태어났으면서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현명한 자들은 시원스럽게,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그렇게 말했었다.
세계를 알면, 지식만 있다면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아이작의 그런 점은 마음에 들었었다.
진지하고, 가엽고, 바보 같아서.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
남쪽의 마법사들의 시선을 알아차렸다.
나는 조금 망설인 후,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빼냈다.
피가로
이리 와, 아이작. 저쪽에서 이야기하자.
아이작
피가로 님…….
피가로
피가로 선생님이라고 부르렴.
아이작의 귓가에서 속삭이고, 그의 팔을 잡아끌고 일어서게 했다.
꼼짝도 하지 않아서 등을 쳤다.
피가로
일어서. 눈에 띄잖아.
아이작
네.
피가로
레노, 잠깐 미안! 옛 지인을 만났어. 여기는 너희한테 맡기고, 이야기를 하고 와도 될까.
레녹스
알겠어요. 조심하세요.
미틸
친구분, 커다랗네요……. 이렇게 커다란 사람, 처음 봤어요.
루틸
다녀오세요. 차를 끓여둘 테니까 괜찮으시다면 친구분도 드세요.
아이작
………….
루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아이작이 그를 응시했다.
총명해 보이고 온화해 보이는 루틸은 아이작의 취향일 것이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피가로
안 돼, 아이작. 그들은 미스라 거야.
정확하게는 미스라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북쪽의 마법사에게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아이작
……미스라? 북쪽의 마법사 미스라 말이신가요?
피가로
그래.
아이작
하지만……. 차를 권해줬어요.
피가로
아이작. 너를 좋아해서 하는 말이야. 차를 마시면 미스라가 너를 죽일 거야.
아이작
차를 마셨다고…….
피가로
이 집에는 두 번 다시 가까이 오지 마. 자, 가자.
아이작
알겠어요.
아이작을 데리고, 인파를 헤치며 붐비는 거리를 걸어간다.
아이작
피가로 님은 이곳에서 오래 지내셨나요?
피가로
피가로 선생님.
아이작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그렇지. 살고 있었던 건 남쪽 국가지만, 최근에 자주 찾아와.
아이작
후후……. 제게 이야기를 건네줬어요. 몇 사람이……. 꽃을 주기도 하고, 물을 주기도 하고…….
피가로
잘 됐네. 중앙 국가는 대륙의 중심이니까 다들 사교적인 거야.
아이작
후후.……. 또 누군가가 이야기를 건네줄지도…….
피가로
그러게.
거인처럼 두꺼운 아이작의 몸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뻣뻣한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어깨를 흔들며 걷는 아이작은 사냥감을 찾는, 굶주린 곰 같았다.
긍정적이고 필사적인 노력의 끝에 거리를 부흥시킨 선량한 사람들은 그런 아이작의 풍채에 겁을 먹고 있다.
아이를 껴안은 모친이, 짐수레를 끄는 젊은 남성이 새파래져서 길을 비켜준다.
그럴 때마다 성질이 급하고 난폭한 아이작의 짜증이 쌓였다.
아이작
……전에는 뭔가를 줬는데…….
피가로
낮이니까 다들 바쁜 거야. 그리고 타인의 선의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 돼.
아이작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받으면 피가로 님께 조금 드릴게요.
몇 번을 정정해도 아이작은 나를 피가로 님이라고 불렀다.
나는 고치게 하는 걸 포기했다.
피가로
고마워. 하지만 나는 필요없어.
아이작
…………. 죄송합니다…….
아이작은 물건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는 어떤 것이든 빼앗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아이작은 아마 이 거리가 마음에 든 것이다.
그래서 거리의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싶은 것이다.
선의를 베푼 것을 호의라고 생각한 거겠지.
사람들에게 호의를 받는 모습을 나에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피해간다.
양쪽의 마음이 다 이해된다.
무서운 것과 이질적인 것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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