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타인을 영웅으로 바꿨다고 해도 그 책임을 질 수 없다면 의미 없어…….
파우스트는 이마를 감싸고 한탄하고 있었다.
라스티카가 부드러운 미소를 향한다.
라스티카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어. 어떤 사소한 음색이든 악곡에 영향을 미치니까.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바람을 일으키고 곧 커다란 폭풍을 일으키듯이.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곧 커다란 폭풍을 일으킨다…….
라스티카의 말에 나는 마법사들에게 들은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떠올렸다.
먼 옛날 누군가가 저지른 행동이 물결처럼 퍼져서…….
누군가의 인생에 닿는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간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
누군가가 변하지 않은 것도.
누군가가 변한 것도.
영웅이 되지 못한 보답받지 못한 지휘자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믿고 싶다.
아키라
부탁이에요, 파우스트. 당신의 힘을 빌려주세요.
파우스트
………….
내가 내민 현자의 서를 바라보며 파우스트는 긴 시간 침묵했다.
지금 나와 그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만이 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400년의 세월을 넘은 정도의 갈등이 존재했을 것이다.
많은 부하를 잃은 그는 똑같이 동쪽의 마법사들을 잃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고 있다.
파우스트의 표정에 복잡한 색이 떠오른다.
주저하면서 그는 눈을 감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파우스트
……아이들의 목숨이 걸려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전력을 다하고 싶어.
아키라
그럼…….
파우스트
하지만 과대평가하지 말아줘. 나는 실패한 사람이야.
성심성의껏 임하겠지만, 나를 의심해줘.
나는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맡기는 것에 불안은 없다.
하지만 그의 근심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실례다.
나는 파우스트에게 현자의 서를 건넸다.
아키라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가볍게 목례하고 파우스트는 물러섰다.
내 손에 남은 현자의 서는 이제 한 권이었다.
브래들리에게 시선을 향한다.
브래들리
………….
그의 강한 눈빛과 부딪쳐 나는 무의식적으로 당황했다.
혼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시선을 헤맨다.
아래를 보고 있는 동안 브래들리의 기척이 눈앞에 다가왔다.
머뭇머뭇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그의 조용한 박력을 이기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힘없이 물었다.
아키라
……현자의 서를 받아줄 수 없나요?
브래들리
왜?
아키라
……불쾌한 얼굴이어서…….
브래들리는 장난이었다는 것처럼 입꼬리를 밀어올리고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경계했다.
선혈과 같은 격심한 붉은 눈인데, 마음을 꿰뚫어보는 냉정한 눈빛에 마음이 술렁인다.
브래들리
불쾌한 건 아닌데, 재미는 없네. 네놈의 그 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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