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5장 _ 비극의 귀공자

4화 왕립식물원의 이변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3. 4. 2. 19:19

코르테제 성의 집사
실은 코르테제 영지 내에 있는 유명한 왕립 식물원에서 기묘한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으로…….

이전부터 상담을 받아 영주님과도 상의했습니다만, 좀처럼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샤일록
알고 있었나요, 그레고리.


그레고리
이야기는 들었어.

왕립 식물원에서 묘한 일이 있다면 왕실의 명예와도 관련되니까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애초에 왕립 식물원에는 특이한 녀석이 살고 있기도 하고…….


클로에
특이한 녀석?


그레고리
마법사야. 왕립 식물원에서 숨어 살면서 연구자와 내원객을 위협해.

도둑질을 하거나 식물에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상한 노래를 부르거나 해서 곤란해.


라스티카
이상한 노래라니?


그레고리
서쪽의 왕실을 바보취급 하거나, 식물과 식물 연구를 비웃거나 깔보는 노래야.

두근거리는 기분으로 찾아왔는데 그런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안 좋잖아?


라스티카
그렇지. 가끔이라면 재미있고 이상한 노래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지만.

모처럼 식물원에 있을 때에는 식물들이 칭찬받는 노래를 듣고 싶어.


코르테제 성의 집사
그런 이유로, 현자님 일행여러분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왕립 식물원의 상태를 보고 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레고리
잠시만 기다려. 그 전에 현자님과 릴리아나 님을 만나게 하고 싶어.

그걸 위해서 이 테라스에서 객실이 준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객실 준비는 끝났어?


코르테제 성의 집사
뭐야, 이 새. 그레고리처럼 시끄럽네.


그레고리
그레고리야. 객실 준비는 누가 하고 있지?


코르테제 성의 집사
객실 준비? 으음ー, 아마도 누군가는…….


그레고리
더 제대로 해! 현자님을 초대했잖아!


날개를 흔들며 필사적으로 호소하는 그레고리에게 집사 할아버지가 고개를 움츠렸다.

나는 곧바로 그레고리를 달랬다.


아키라
그, 그러지 말아요, 그레고리. 잊어버리는 건 저도 자주 하고,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니까요.


그레고리
현자님, 상냥하시게도……. 정말 죄송합니다.


아키라
아니에요, 괜찮아요. 방이 준비되지 않으면 릴리아나 아가씨와는 만날 수 없는 거죠?

그럼 먼저 식물원에 가서, 돌아온 다음에 릴리아나 아가씨와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요?


서쪽의 마법사들을 돌아본다.
무르가 두둥실 공중에 떠서 기분 좋게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



무르
좋아! 왕립 식물원 가고 싶어ー!


샤일록
현자님이 괜찮으시다면요.


클로에
나도 가보고 싶어!


라스티카
그럼 릴리아나 아가씨와 만나기 전에 왕립 식물원의 불가사의를 엿보러 가도록 할까요.


코르테제 성의 집사
아…….



라스티카가 미소짓자 집사 할아버지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가 일제히 돌아본다.
할아버지는 라스티카의 눈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코레테 성의 집사
라스티카 님께서는 남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스티카
응?


클로에
라스티카만? 왜?


눈을 깜박이는 라스티카보다 클로에가 더 놀란 모습으로 일어섰다.

집사 할아버지는 곤란한 듯이 계속해서 손을 주무르며 답했다.



코르테제 성의 집사
저기, 그게, 고명한 음악가인 라스티카 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악기가 있어서…….


라스티카
보여주고 싶은? 소리가 나지 않게 되어버린 거니?


코르테제 성의 집사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보여드리는 편이 좋을 거라고…….


라스티카
누가?


코르테제 성의 집사
누……, 누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드리는 부탁입니다. 부디…….


아키라
어떻게 할래요? 라스티카.


라스티카
저는 상관없어요.


그레고리
죄송합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우리 성에 그런 대단한 악기가 있었던가?


클로에
그럼 나도 남을까……? 처음 와본 성이기도 하고, 혼자 있으면 불안하지 않아?


라스티카
괜찮아. 클로에는 식물원을 보고 오렴.

전에 꽃이 잔뜩 핀 곳에 갔을 때 기뻐했었잖아? 옷 디자인의 참고가 된다면서.


클로에
그렇지만…….


라스티카
분명 이번에도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야. 즐겁게 다녀와.


클로에
응……. 알겠어. 고마워, 라스티카. 다녀올게.


라스티카
다녀오렴. 현자님, 무르, 샤일록. 클로에를 잘 부탁드릴게요.


아키라
알겠어요.


샤일록
그럼 갈까요.


무르
와ー! 출발!


클로에
식물원, 어떤 곳일까!


서쪽의 마법사들이 마법 주문을 외우며 빗자루를 꺼낸다.

출발 준비를 바라보며 문득 시선을 들자, 코르테제 성의 창가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아키라
(저건……. 릴리아나 아가씨……?)


그녀는 가만히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리가 멀어서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한 바람이 불어 드레스 자락이 흔들리는데도 그녀는 창가를 떠나지 않았다.



라스티카
아…….


클로에
왜?!


라스티카
이 홍차, 굉장히 맛있어.


클로에
놀래라!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어.


라스티카
아무 일도 없어. 행복했을 뿐이야.


기쁘게 미소짓는 라스티카가 살며시 성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 순간, 창가의 인물이 도망치듯이 실내로 숨었다.





그 모습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강한 바람을 받은 드레스 자락이 흩날리는 꽃처럼 격하게 흔들려도 창가에 있었던 그녀.

수줍어하듯이 숨은 그림자.





평범하게 생각하면 거절이나 거부를 의미하는 행동일 것이다.

그런데 왜인지 반대인 것처럼 보였다.

집착처럼.





릴리아나
……라스티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