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4장 _ 마법사의 돌

10화 영혼에 본보기를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3. 2. 7. 00:13

에바
마법을 쓰지 않아도 알 수 있어. 너는 네로를 가족처럼 생각하게 되어버렸어.

하지만 조직을 배신했으니, 총재인 네가 제재를 가해야지.


에바의 이야기는 타당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용서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배신자나 규율을 흩트린 자에게 너무 관대해지면 조직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득이 있으면 관대함을 보일 때도 있지만, 정에 이끌려 용서하지는 않았다.

거친 녀석이 모인 곳에서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에바
브래들리. 너는 스스로의 규율로 살아왔어. 앞으로도 그렇겠지.

북쪽의 삶을 버릴 수 없다면 너는 너의 영혼에 본보기를 보여야 해.

영혼에 본보기가 없다면 언젠가 모순이 생겨날 거야. 모순은 네 영혼을 부패시킬 거야.



에바는 훈계하듯이 내 볼을 만졌다.

어렸을 때처럼, 볼을 잡아당길까 했다.
그렇게 해줬다면 좋았겠지만.

그녀는 진지하게 내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에바
도련님. 너는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았어.


브래들리
그래.


에바
나도 결코 소피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내 모든 걸 전수하려던 상대를 이 손으로 돌로 만드는 건.


에바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네로의 모습이 멤돌아서 마음이 수선거렸다.

모든 것을 전수하려던.
확실히, 그랬다.

하지만 그건 내어주는 쪽의 제멋대로인 말이다.

며칠 전, 현자에게 말했다.

자신의 부하에게는 긍지를 하사하라고.
가슴을 펴고 맞설 수 있게 해 주라고.

내 파트너는…….

아마도 도망쳤다.

내가 내어준 것은 그 녀석의 긍지가 되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다.

나는 조직의 장으로서, 그리고 날 위해 죽은 부하들의 명예를 위해…….

배신자에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아마도 에바와 똑같을 거다.


에바
편해지렴, 브래들리. 자신다움을 되찾아. 특별한 것 따위 만들면 안 됐어.

소피를 돌로 만들고,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그녀를 증오하는 것도, 그리워하는 것도 이제 충분해.

이 손으로 끝낼 거야.


브래들리
네가 제자로 고른 마녀, 한 번 봐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에바
특징을 알려줄게. 만약 소피를 보면 알려줘.


브래들리
좋아. 어떤 녀석이지?


에바
목덜미가 보일 정도로 짧은 황갈색 머리카락. 총명해 보이는 파란 눈…….

키는 나보다 머리 하나 정도 작아. 눈 색과 닮은 돌의 목걸이를 하고 있어. 내가 준 거야.


브래들리
눈과 같은 색의 돌……. 꽤나 귀여워했네. 왜 도망간 거지?


에바
관심없어. 너는 어떻지?


브래들리
내 얘긴 됐어.


에바
죽음의 도적단의 잔당이 떠들고 다니더라. 네로만 있었다면 너는 붙잡히지 않았을 거라고.

너에게의 충성이 진짜라면 너를 구출하기 위해 중앙 국가로 들어갔을 거라고.

네로는 너를 구하지 않았어. 네가 붙잡혀 있는 게 형편이 좋았기 때문이야.

아니야? 도련님.


지긋지긋해져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브래들리
신경 거슬리게 하는 표현은 관둬. 제자가 도망치고 싶어진 것도 이해되네, 에바.


에바
………….

죽어.


브래들리
잠깐 잠깐 잠깐……!


에바는 진심이었다.
에바의 살의는 늘 진심이다.
차가운 바람이 더욱 얼어붙어간다.

그때, 쌍둥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노우
브래들리 쨩! 정말이지ー, 금방 어디로 가버린다니까!


화이트 
오오! 저것은 에바인가?


스노우
오오, 에바여! 오랜만이로구나!


에바
……북쪽의 쌍둥이…….


화이트
호호호, 에바여. 잘 지냈는가?


에바
칫…….


쌍둥이의 모습을 보자 에바는 노골적으로 불쾌해했다.

에바는 천 년 이상 살았다.
세계를 정복하려던 오즈에게도 잡아먹히지 않았다.

오래 산 만큼, 쌍둥이와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겠지.

에바의 몸이 희미하게 빛나고, 흰 팔과 검은 머리카락이 가루눈으로 변해간다.

이 자리에서 사라지려고 하고 있다.



화이트
앗, 기다리게! 에바 쨩!


스노우
무정하구나! 우리랑도 이야기하자!


쌍둥이의 한탄을 완전히 무시하고, 에바가 나에게 말했다.



에바
브래들리. 한 가지 충고하지.

서쪽 국가에는 가까이 가지 마.



나는 눈을 깜박이고, 고개를 들었다.



브래들리
서쪽 국가……?


눈보라에 뒤덮이며 에바가 연보라색 눈을 가늘게 떴다.



에바
봉인된 불길한 것이 눈을 떴어. 곧 질서를 잃어갈 거야.

혼돈과 광란에 휩쓸리지 마.


브래들리
뭐가 눈을 떴다고? 어이, 에바…….


에바
그럼.


반짝이며 순백의 눈보라와 함께 에바의 기척이 사라졌다.

그 후에는 정적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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