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4장 _ 마법사의 돌

8화 현자의 마음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3. 2. 7. 00:05

하지만 암컷도 수컷도 없이, 자손을 남기고 싶은 녀석이 남기면 되고, 식사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일에 의문을 향해보면, 이 또한 재밌다.

감옥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서 심심풀이로 생각하게 됐다.

<거대한 재액>을 요격하는 시스템.
이계에서 오는 현자의 존재…….

현자란 무엇이지?

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 오즈가 얌전히 현자의 말을 듣는 건 같은 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거다.

현자의 존재에는 뭔가 의미가 있다.

현자는 힘을 갖지 않는다.
<거대한 재액>의 상처를 회복할 힘은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지금은 상처의 수복, 새로운 마법사 소환, 그 이외의 힘을 보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마법사를 이끄는 현자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기한 힘이 아니다.

현자의 마음이다.

그래서 북쪽의 쌍둥이나 오즈나 피가로도 현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거겠지.

별이 운명을 정하는 것처럼, 현자의 마음이 올바른 미래로 이끌 거라고 믿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운명도, 누군가에게 이끌리는 것도 사양이다.

아키라가 양치기처럼 우리를 길들이려고 했다면 목을 물어뜯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키라는 그렇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세계에서 익숙하지 않은 인종들과 필사적으로 손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예언이나 운명이나 현자의 역할은 아무래도 좋지만, 그 녀석을 지켜봐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뭐…….

도움이 될 법한 건 적어둬줄까 싶다.





브래들리
《아드노포텐시움》


스노우, 화이트
《노스콤니아》

 


상상했던 대로, 임무는 별 거 아니었다.

이런 거라면 수수께끼의 마법사 노바 찾기에 가고 싶었다.

해가 기울고, 설원이 빨갛게 물들어간다.

빗자루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며 밤이 가까워지는 기척을 느낀다.

문득, 기척을 느꼈다.
아직 먼 곳에 있지만, 마법사다.

아는 기척이다.
똑같이 저쪽 하늘을 날고 있다.

이쪽을 알아차린 것인지 바람이 웅웅거리고, 적의와 위협이 전해져왔다.

그 성급함에 무심코 웃음이 나온다.



스노우
마법사일세.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구나.


브래들리
에바(エヴァ)야.



쌍둥이가 동시에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똑같은 타이밍에 하늘의 끝을 바라본다.


스노우
호오, 에바라.


화이트
그리운 이름이로구나. 그 녀석은 까닭 없이 우리를 싫어하니.


브래들리
무릎 꿇는 걸 싫어하는 여자니까. 너네는 곧바로 상하관계를 강요하려고 하잖아.


스노우
그야, 알게 해 주어야지.


화이트
알게 해 주어야지.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빗자루 위에 섰다.
한쪽 다리에 중심을 실어서 하늘에 포물선을 그린다.



스노우
어딜 가는 겐가?!


브래들리
에바 만나고 온다!


화이트
만나서 어떻게 할 겐가!


브래들리
쓸데없이 캐묻지 마. 금방 돌아갈게!


스노우, 화이트
브래들리 쨩!



쌍둥이들을 두고 나는 반가운 기척에 가까이 갔다.

의미심장한 말을 했지만, 에바와 깊은 관계는 아니다.

에바는 자존심이 세고 불손하고 오만하고 냉혈한 마녀였다.

조금 전에는 성급하다고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성급한 건 아니다.

그 높은 긍지 탓에, 자신이 다른 이에게 위협받고 있는 듯한 답답한 시간을 견딜 수 없는 거다.

직후, 얼어붙은 공기가 갈라졌다.


브래들리
…………! 아하하. 무섭긴.

에바! 나야!

이대로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얼굴 보여주지 그러냐. 오랜만이잖아.


다음 순간, 바로 위에 그림자가 나타났다.

빗자루 위에 걸터앉아 검은 삐친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검은 파도처럼 일렁이는 머리카락을 누르고 있는 발레타[각주:1]가 햇볕을 반사하며 청백색으로 빛났다.
에바다.

단아하게 젖은 옅은 보라색 눈은 포식당한 작은 동물처럼 고분고분하고 얌전해 보이지만…….

물로 갈아낸 수정처럼 예리했다.



에바
쌍둥이에게 영혼을 팔았군.


브래들리
무슨 얘기야?


에바
쌍둥이와 피가로의 감옥에 들어간 브래들리 도령이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쌍둥이의 하인이 된 거겠지.

수치도 모르는 놈.


경멸을 숨기지 않는 에바의 모습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북쪽의 마법사는 이래야지.

 

 

 

  1. 원문 バレッタ. 금속 장식이 달린 머리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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