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2부/제15장 _ 비극의 귀공자

7화 묻지 못한 질문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3. 4. 2. 19:43

클로에가 심호흡하고, 가슴을 짓누른 채 나를 바라보았다.


클로에
현자님……. 현자님한테는 전에 얘기했었지. 라스티카가 찾고 있는 신부에 대해서.


아키라
……아…….


신중한 클로에의 눈빛에 나는 지난날의 일을 떠올렸다.

클로에와 라스티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애를 쌓아가던 무렵에…….

클로에가 털어놓아준 라스티카의 신부에 대한 비밀.

샤일록을 돌아보며 클로에가 올곧게 말했다.


클로에
샤일록. 라스티카에게는 말하지 말아줘.

라스티카와 여행하던 중에, 어떤 마을에서 아까 그 마법사……. 켈빈과 만났어.

그때 켈빈한테 라스티카의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들었어.


샤일록
라스티카의 신부에 대한…….


클로에
……응…….


하늘은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무수한 녹색의 잎과 색색의 꽃들을 노을의 햇볕이 부드럽게 감싼다.



클로에
라스티카의 여행의 목적은 헤어진 신부를 찾는 거. 나랑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

하지만……. 이상한 점은 많이 있었어.

왜 열심히 찾고 있는 신부님의 이름도,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왜 신부라고 착각한 상대를 껴안거나 하는 게 아니라…….

새로 만들어서 새장에 넣으려고 하는 걸까?

하지만 물어보지 못했어……. 이상한 걸 물어서 라스티카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니……. ……이렇게 말하면 거짓말이야……. 그게 다가 아니라…….


클로에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애달프게 눈썹을 늘어트리고, 힘없이 웃는다.

그 미소는 눈물보다도 더 슬펐다.



클로에
내 행복을 끝내고 싶지 않았어.

나는 라스티카가 상냥한 채로, 변하지 않고 있어준다면 그게 제일 좋았던 거야…….

신부는 아무래도 좋았어. 라스티카와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면 찾지 못해도 좋았어.

친구 같은 얼굴을 하고는……. 라스티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신부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보려고 하지 않았어.

……너무하지, 나…….


약하게 일그러진 클로에의 뺨을 온화하고 부드러운 노을이 장미색으로 물들여간다.

눈물을 머금은 제비꽃 색의 눈이 빛을 작게 반사한다.

죄인처럼 참회하는 그는 애처롭고, 가엽고, 아름다웠다.



클로에
아까 그 켈빈, 라스티카는 기억하지 않았지만 라스티카의 지인인 것 같았어.

라스티카에게는 처음 만난 것처럼 인사하고…….

라스티카가 사라진 다음에 나를 불러서 말했어.

아직도 신부를 찾고 있냐고.

그 사람의 신부는 이미 죽었다고.





라스티카
………….


코르테제 성의 집사
어떠신가요?


라스티카
응. 이쪽도 문제 없어요.


코르테제 성의 집사
아아, 다행입니다.


라스티카
깊이가 있는, 예쁜 소리예요. 이런 아름다운 노을의 한 때와 잘 어울려요.

잠깐 연주해도 될까요?


코르테제 성의 집사
네, 물론입니다.


라스티카
감사해요. 그럼, 들어줘, 클로에.

클로에? ……아아, 그랬지. 왕립 식물원에 갔었지.

그렇다면 조용한 밤을 맞이하는 이 순간, 누군가의 곁으로 편안한 음악이 닿기를…….





릴리아나
………….



곁으로 가서 말을 걸지 않으시는 겁니까.


릴리아나
……됐어.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

……라스티카 님…….

앗…….





무르
라스티카ー!


라스티카
무르.


무르
노을의 음색이 들렸어ー!


라스티카
노을의 음색이라고 생각했니?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연주하고 있었어.


물르
그렇게 들렸어!


라스티카
기뻐!

그런데 왕립 식물원에 갔던 거 아니었니?


무르
라스티카가 보고 싶어서 돌아왔어!


라스티카
몰랐어. 무르가 그렇게나 나를 생각해주고 있었다니…….

…………! 혹시 나의 신부…….


무르
《에아뉴 ・ 랑블》!


라스티카
와아, 불꽃이네.


무르
불꽃 좋아ー!


라스티카
예쁘다.


무르
예뻐ー!





릴리아나
……, 잘도 방해를…….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질.



네.


릴리아나
그게 있으면 오즈도…….

돌로 만들 수 있어?



네.

박사가 계산상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릴리아나
그래…….

………….

그렇다면 나도 각오하지.

모든 것을 손에 넣을 거야. 북쪽 국가도, 중앙 국가도, 동쪽 국가도. 현자와 현자의 마법사도.

이 속죄를 위해서.





켈빈
……, 하……, 하아…!


그레고리
기다려……!


켈빈
……, 아……! 팬풀룻이……!


그레고리
이런……!

나도 참 대단하다니까!! 발로 잡았어!


켈반
……, …………!


그레고리
어이, 이봐! 도망가지 마! 이 팬플룻 두고 갈 거야?!

기다리라니까……!

……가버렸어…….





샤일록
……라스카가 찾고 있는 신부는 이미 죽었다…….


클로에가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클로에
나, 라스티카에게 말하지 못했어. 그 사람도 라스티카에게 말할 수 없으니까 나한테 말한 걸 거야.

아아, 나……. 내가 가장 먼저 그 사람을 쫓아가야 했어! 라스티카에 대해 알기 위해서.

나, 라스티카에 대해서 뭐든 알고 있는 척하고 있을 뿐이지 아무것도 몰라…….

라스티카는 금방 잊어버려. 신부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잊지 않기를 바라는데, 왜 금방 잊어버리는지도 라스티카에게 묻지 못해…….


약하게 어깨를 떨며, 클로에는 입을 틀어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