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저주…….
피가로
아……. 아니면 아내의 무덤에 다른 남자가 결계를 치는 게 싫다던가?
만약 그런 거라면 미안해. 솔직하게 말해줘도 돼. 요즘 사람의 감각을 잘 모르겠어서.
모리스
…………. 죄송합니다……. 기분이…….
피가로
아아, 미안! 안색이 나빠, 플로레스 선생.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거겠지.
갑자기 너무 많이 이야기했으려나. 치렛타의 돌을 지켜야겠다 싶어서.
모리스
아니요, 저야말로 동요해서 죄송해요.
마법사와 결혼했을 때, 생각의 차이가 있다는 건 각오하고 있었는데…….
피가로
어쩔 수 없지. 인간끼리, 마법사끼리여도 생각의 차이는 있으니까.
모리스
……피가로 선생님,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피가로
좋아. 몇 가지든 물어봐.
모리스
당신도 치렛타를 먹는 건가요?
피가로
……그럴 생각인데, 싫어?
모리스
………….
피가로
가능하면 루틸에게도 먹여주고 싶은데…….
모리스
루……, 루틸은 치렛타의 아들인데요?!
피가로
아들이어서야! 시……, 싫으면 관둘까? 치렛타는 먹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하는데…….
모리스
……, ……아아……. ……가혹해요, 너무나도…….
피가로
울지 마, 선생……. 내가 결계를 치는 건 어때? 그것도 바람피우는 것 같아서 싫으려나……?
모리스
……,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파헤쳐지는 거죠……?
피가로
아마 전부 가져갈 거야. 그녀는 강한 마법사였으니까…….
모리스
……, ……흑, 흐윽…….
피가로
우……, 울지 마…….
결국 루틸에게는 마나석을 먹이지 않았다.
물론 젖먹이 아이였던 미틸에게도.
북쪽의 마법사 미스라는 치렛타에게 그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해버렸다.
그래서 그들에게 마나석을 먹여 강하게 만들고 싶었던 거겠지.
미스라는 다른 이가 플로레스 형제에게 손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나도 미스라를 없애고 싶을 때에는 우선 가장 먼저 플로레스 형제를 없애 미스라의 마력을 빼앗을 것이다.
물론 정서적인 이야기는 별개로다.
루틸도 미틸도 귀엽고, 어른이 될 때까지 지켜봐주고 싶다.
피가로
(미스라니까, 분명 좋은 돌을 먹이려고 했겠지)
(루틸과 미틸 정도의 마력을 가진 자에게 너무 강한 마나석을 먹이면 돌에 의해 마음이 망가져버려)
(미스라와 두 사람에게 제대로 말해둬야겠네. 특히……)
(미틸에게는 확실하게 말해두는 편이 좋겠어)
미틸의 얼굴을 보니, 저 아이는 루틸 정도로 돌을 먹는 것에 저항을 느끼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미틸은 강한 마법사를 동경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에 열심이고, 훈련에 임하는 태도도 늘 성실하다.
하지만 미틸에게는 불길한 예언이 따라다니고 있다.
남쪽 국가의 마법사를 전멸시킨다.
예언한 것은 북쪽의 쌍둥이다.
그들의 예언은 빗나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슬픈 미래가 오는 날을 조금이라도 멀리 떼어놓고 싶었다.
미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피가로
(착한 아이인데 말이지, 미틸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에는 다른 이에게 맡기지 말고 내가 끝을 내주자)
(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었지. 아아, 그래……)
(오즈의 일로)
루틸
오늘은 사람이 많네요. 거리의 사람들에게 점점 활기가 되돌아오고 있는 것 같아요!
중앙의 거리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루틸은 명랑함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레녹스
파편에 뒤덮였던 거리도 순식간에 원래대로 되돌아왔고.
미틸
중앙 국가의 사람들은 굉장히 긍정적이죠! 저, 도와드리면서 느껴졌어요.
피가로
그렇지. 무너진 빈 집을 빌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런 긍정적인 마음에서일 거야.
미틸
피가로 선생님. 빈 집이라는 거, 전에 저희가 청소했던 집인가요?
피가로
그래그래.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지었다.
미틸을 기쁘게 하고 싶어서, 어느 일을 이야기한다.
피가로
미틸이 레노와 함께 남은 폐자재로 테이블을 만들어 줬었지?
미틸
네. 정원을 손질했더니 예뻐져서, 쉬는 장소로 만들고 싶어서.
피가로
집을 양보해준 사람은 그걸 보고 굉장히 감격스러워했어.
남쪽 국가의 사람들은 그런 젊은 아이도 목수 일을 잘하는구나 하면서.
중앙 국가의 수도는 사람 빈번하게 바뀌는 만큼, 이번 재난으로 집을 버린 사람도 있었다고 해.
그런 중에 폐자재를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이용해준 게 기뻤대.
그래서 그 집을 고쳐준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써 주세요, 라고 말해줬어.
미틸의 눈이 열기를 띠며 반짝인다.
그의 환희가 전해져와서 나는 기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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