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에
앗……. 그런 느낌이구나……. 더 순애일 줄 알았어…….
그레고리
실망하지 마! 지금부터 순애니까!
샤일록
이제 곧 언덕 위에 성에 도착할 거예요.
그레고리
기다려! 조금만 더 얘기하게 해줘!
그런 느낌으로 암묵적인 합의로 우리는 약혼자 같은 취급을 받으며 자랐어.
나도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릴리아나 아가씨가 성장하면서 점점 의식하기 시작해서…….
클로에
꺄ー, 그거그거! 그런 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시간이 두 사람에게 소중한 걸 알려준 거구나. 운명의 상대는 옆에 있다고…….
무르
심플하게 생물학적인 이유 아냐?
클로에
생물학적인 이유?
무르
육체가 어린 몸에서 성체가 됨에 따라 그레고리의 연애 대상이 된 거야.
클로에
그 표현, 전혀 안 멋있어!
그레고리
성체라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가씨는 곤충이나 물고기가 아니야!
무르
나는 영혼으로 사랑하는 타입이지만, 겉모습의 나이로 구애 대상을 고르는 생물도 있어.
라스티카는 어때? 클로에가 어린 몸이었을 시절부터 같이 있었잖아.
클로에
이 흐름에 우리한테 화제를 돌리는 거야?
샤일록
무르. 노골적인 표현은 짓궂고 품위가 없어요.
무르
본능의 이야기에 품위가 없다고 한다면, 사랑하는 생물은 전부 불순하고 품위 없어.
저게 갖고 싶어! 저게 좋아! 네가 좋아하는 욕망이야. 왜 인정해주지 않아?
샤일록
그 본능에 따른 결과 짐승이 되어버리고 만 사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짐승 같은 연심을 절도와 이성으로 붙잡기에 풍미가 깊은 것…….
그레고리
역시 마법사. 전문가 같은 사랑의 대화네…….
라스티카
나는 아이인 클로에도 어른인 클로에도 알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근사한 클로에였어.
클로에
라스티카! 지금 이야기에 끼어들면 이상한 느낌이 되어버릴지도?!
라스티카
그러니?
아키라
그, 그래서, 릴리아나 아가씨와 약혼자 취급을 받게 된 거죠?
성주님의 허락이 있었다면 신분의 차이 같은 건 상관없는 게 아닌가요?
그레고리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요 몇 달 동안 형세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릴리아나
그레고리……. 너한테 사과할게. 나, 어리고 제멋대로였어.
그레고리
무슨 일이신가요, 갑자기…….
릴리아나
네 사정도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옆에 있어주기를 바랐어.
그레고리가 지켜봐주고 있으면, 늘 안심할 수 있었으니까…….
당신은 상냥하니까……. ……아버님을 거스를 수 없으니까 같이 있어줬을 뿐인데.
그레고리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미안해, 고마워. 나에게서 자유로워져도 돼.
그레고리라면 분명 근사한 신부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버님께 이야기해둘 테니까…….
그레고리
무슨 일이신가요? 왜 그런 말씀을…….
릴리아나
드디어 깨달았을 뿐이야. 나는 몇 번이고 사랑의 고백을 했지만, 그레고리에게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어…….
……즉, 그런 거였던 거라고…….
그레고리
………….
……바보군요, 릴리아나. 아니, 바보는 저예요.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릴리아나
그레고리?
그레고리
사랑합니다. 릴리아나.
클로에
와ー!! 사랑한다고 했어~!
라스티카
축하해, 그레고리! 축하드려요, 릴리아나 아가씨! 사랑을 담아, 한 곡 연주할게요.
무르
축복의 마법을 걸어버릴래! 《에아뉴 ・ 랑블》
샤일록
여기선 한 번 건배하죠. 좋은 술을 준비할게요.
파란 하늘에 불꽃이 터지고, 바이올린의 선율이 울려퍼지고, 서쪽의 마법사들은 크게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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