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1.5부/프롤로그

프롤로그 _ 비의 거리 5화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2. 3. 17. 10:24

???
안녕, 탈리아. 새로운 인형극이 완성됐어.

미움받은 자가 마법으로 변신해서 세계의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는 이야기야. 넌 분명 마음에 들어할 거야.

있지, 그러니까……. 이런 건 그만해줘.

보렴, 네 손톱 끝을. 나와 같이 춤췄던 가련한 네 손톱이.

지금은 마치 부엽토[각주:1]
 같잖아.

부디 이 이상 자신을 저주하지 말아줘, 탈리아…….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


비의 거리의 관리자
너……. 너, 빗속에서 우산도 쓰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보기에 15살 정도인 것 같은데.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


비의 거리의 관리자
통보가 있었어. 수상한 레이스와 장갑의 소녀가 있다고. ……설마 마법사인가?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 마법…….


네로
여어, 기다렸지.


비의 거리의 관리자
너는…….


네로
이 녀석 오빠예요. 죄송해요, 낯을 가려서. 뭔가 폐를 끼쳤나요?


비의 거리의 관리자
아니, 통보가 있어서. 빗속에서 몇 시간이고 우산도 쓰지 않고 계속 서있다고…….


네로
일도 묵을 곳도 좀처럼 찾을 수가 없어서요……. 하지만 어떻게든 전망이 서서 괜찮아요.


비의 거리의 관리자
그런가, 그건 축하하지. ……그럼 이만 갈게. 동생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네로
감사합니다.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


네로
……후우, 이거야 원. 자, 우산. 가져가.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우산…….

 

네로
이 거리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좋은 곳이야. 하지만 그만큼 이단에게는 엄해. 괴이한 거나 기묘한 것에도.

빗속에서 우산도 안 쓰고 서있으면 눈에 띄어. 너, 마녀잖아?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나…….


네로
안심해, 나도 마법사야. 너, 사람이랑 사는 데에 안 익숙한 건가? 경계해, 이 마을의 주민은 민감하니까.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 ……하늘색 좋아해?


네로
……왜?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하늘색 우산이니까…….


네로
하하……. 뭐어, 좋아해.

이름은?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아마……. ……시안…….


네로
시안. 이건 행운의 우산이야. 널 비나 재해로부터 지켜줄 거야.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면서 살아. 어울릴 수 없다면 혼자서 살아. 쓸쓸할지도 모르지만……. 

익숙해지면 아무렇지도 않아. 여기는 물이 좋으니까, 커피도 매일 아침 맛있고.


청회색 머리카락의 여자
응……. 고마워…….


네로
그럼 갈게.





네로
……행운의 우산이라……. 꽤나 오래된 말을 했네. 이런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나.


파우스트
네로, 이쪽이야.


네로
선생님. 시노랑 히스도 오래 기다렸지.


히스클리프
어라. 네로, 우산은?


네로
두고 와버렸어.


시노
하? 비가 오고 있는데도?


네로
젖는 거 좋아하거든.


시노
특이하네.


파우스트
바보 같은 소리를. 감기 걸리잖아. 들어와.


네로
오. 선생님, 우산 같이 쓰자고?


파우스트
뭐야, 그 놀리는 것 같은 목소리는. 놀림받을 일을 한 기억은 없는데.


시노
나는 휘파람 정도 불어. 우산 같이 쓰고 있는 지인을 보면.


파우스트
어째서.


히스클리프
왜?


시노
둘 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뭐어, 히스는 누군가의 우산에 들어갈 필요도 경험도 없나.


네로
대귀족의 아드님이니까. 우산도 마차도 식기도 전용이 있겠지. 공유하지 않아도 되는.


히스클리프
식기는 공유하기도 해. 으음, 큰 접시에 담은 요리라던가…….


파우스트
큰 접시 요리랑 놀리는 거에 무슨 관계가 있어. 애초에 난 귀족이 아니야.


네로
어깨가 닿을 거리로 하나의 우산을 공유한다. 마치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시노
빗소리에 지워지지 않도록 귓가에서 속삭이거나 하면서. 우산을 같이 쓴다는 건 좋은 분위기가 돼.


파우스트
되나?


네로
가엽게도. 저주상 선생님의 마음은 말라붙었네.


히스클리프
아는 척하는 소리만 하고. 시노는 누군가와 해본 적 있는 거야?


시노
있어.


히스클리프
이, 있구나? 누, 누구랑?


시노
흐흥. 안 가르쳐줘.


파우스트
그래서, 네로. 우산에 들어올 거야? 안 들어올 거야? 젖은 채로 갈 건가?


네로
젖은 채로 갈래. 쑥스러우니까.


파우스트
아아, 네가 쑥스러워서 놀린 거군. 드디어 이해했어.


네로
그 말투…….


시노
네로는 늘 그래. 중앙 국가의 궁정 요리사에게 지도를 부탁받았을 때도 농담을 했었어.


네로
농담 안 했어. 겸허한 마음으로 사양한 거야.

그랑벨 성에서 열리는 만찬의 요리를 지도한다니, 도저히 분수에 안 맞는다고.

 
히스클리프
각국 대표가 모이는 의식이니까 아서 님은 각국의 축하 요리를 준비하고 싶다고 하셨어.

 

 

  1. 낙엽이 썩어서 된 흙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