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토리 1.5부/후편

후편 _ 너에게 꽃을, 하늘에 마법을 23화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1. 7. 20. 12:49

무르
사라졌다!


네로
진심이야?!


무르
재채기로 날아갔어!


샤일록
하, 하필 이런 때에…….


무르
브래들리의 <거대한 재액>의 상처! 재채기를 하면 어딘가로 가버려!


네로
지금이 아니어도 되잖아?! 어이, 어떡할 거야?!


샤일록
어떡할까요…….


무르
대혼란! 대혼란!


네로
어딜 간 거야, 브래드?!





리케
………….

(랜턴을 빛나게 했어요! 자, 언제든 좋아요! 브래들리!)


미틸
………….

(적이 당장이라도 날뛸 것 같아……! 빨리 공격해주세요, 브래들리 씨……!)


미틸, 리케
………….


리케
오지 않아……. 


미틸
브래들리 씨?!


히스클리프
……, 못 버티겠어…….


시노
……도망가! 둘 다!


미틸
시노 씨!


시노
내가 유인하는 사이에 뛰어……! 너도야! 히스!


히스클리프
싫어……!


시노
억지부리지 마! 겁도 많은 주제에……!


히스클리프
그래, 겁 많아! 네가 죽는 게 무섭단 말이야!

……, 구속을 풀었어……!


시노
온다! 뛰어……!


미틸, 리케
네……!





아서와 오즈는 보검 칼레트불프를 손에 넣기 위해 보물창고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덮쳐오는 덩굴에 막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태였다.



아서
《파르녹턴 ・ 닉스지오》

……, 하…….


오즈
마력이 다하고 있군. 점점 마음이 마비되고 감각이 둔해질 거다.


아서
……, 괜찮아요……. 보물창고에 도착해야 해요.


오즈
………….

한심스럽군. 마법을 쓸 수 없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무력할 줄이야…….


아서
그렇지 않아요! 검을 다루는 것도 잘하게 되셨어요. 조금 전에도 도움을 받았어요.


오즈
처음으로 물리공격을 했다.


아서
보물창고까지의 길은 제가 반드시 돌파해보이겠습니다. 가요.


오즈
기다려라. 성에 가득 찬 적의가 조금 전보다도 격해져 있어.


아서
보검 칼레트불프를 손에 넣고 돌아가겠다고 파우스트에게 말했습니다. 피가로 님도 어딘가에서 싸우고 계세요.

카인도……. 리케도……. 시노 쪽도…….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오즈
………….


결연한 표정의 아서를 바라보며 오즈는 쓰디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다시 한 번 가시 덩굴이 두 사람을 둘러쌌다.



아서
《파르녹턴 ・ 닉스지오》!

아……?!


피로로 마력을 잃기 시작한 건지 마법으로 흩트리려던 아서의 팔을 가시 덩굴이 휘감는다.

그를 구하려던 오즈도 검을 든 손목 그대로 가시에 휘감겼다.



오즈
……, 이……!


아서
…………?! 오즈 님, 보세요!


오즈 
…………?


아서
오즈 님의 피에 닿은 가시요! 배 이상으로 크게 부풀어서, 다른 가시보다도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어요!


흉악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시를 올려다보며 오즈는 숨을 삼켰다.

분한 듯 고개를 숙인다.



오즈
……더 일찍 눈치챘더라면……. 파우스트와 레녹스에게도 내어줄 수 있었던 것을…….


아서
오즈 님……?


오즈
미안하구나, 아서. 지금까지 이러한 것을 시험해본 적이 없어서…….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손을 뻗을 수 있겠나.


아서
……, 네……! 닿을까요?


오즈
충분하다.


오즈가 아서의 손목을 잡았다.

백합의 문장이 새겨진 손등을 뒤집어 손바닥에 손가락을 뻗는다.

손목에 감긴 가시에서 방울진 피로 마법진을 그려간다.



아서
……그건…….


오즈
내 피를 매개로 네게 마력을 내어주는 거다.


아서
오즈 님의 마력을…….


아주 약간의 공포와 호기심이 뒤섞인 소년의 얼굴로 아서는 피의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마법진의 신기한 무늬가 희미하게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오즈
잘 들어라, 아서. 주문을 외우면 나는 잠이 들 거다.

보물창고에 갈 필요는 없다. 보검 칼레트불프를 네 손 안에 소환해.


아서
보검을 소환…….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미소지으며 오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즈
너라면 반드시 할 수 있다. 자신을 믿어라, 아서.

영웅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여. 너는 운명을 거슬러, 북쪽의 눈보라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네 길을 막을 것 따위 아무것도 없다.


아서의 푸른 눈동자에 강한 의지가 차오른다.



아서
알겠습니다.


오즈
《복스노크》


아서
…………!


오즈가 주문을 외웠다.
덮쳐오는 졸음에 저항하려 가시를 움켜쥐었지만 머지않아 고개를 툭 숙여버렸다.

그와 반대로 아서의 손바닥은 불길하면서도 강한, 아름다운 붉은 빛에 둘러싸였다.

바람이 살짝 생겨나 아서의 앞머리를 흩트린다.
그것은 바로 폭풍처럼 격해졌다.

손바닥에 폭풍을 품고 아서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은색 머리카락을, 손끝을 두려워하듯이 가시 덩굴이 스르륵 후퇴해간다.

아서는 심호흡하고 크게 소리쳤다.



아서
보검 칼레트불프여! 와라!

《파르녹턴 ・ 닉스지오》!


바람이 소용돌이치고, 눈부신 빛이 아서의 몸을 감쌌다.

어디선가 나타난 순백의 빛이 사람의 그림자처럼 아서의 눈앞에 멈춰선다.

이윽고 순백의 빛은 한 자루의 검이 되었다.

눈앞에 뜬 빛의 검에 오즈의 마법진이 붉게 빛나는 손바닥을 내민다.

건국 영웅, 초대 국왕 알렉 그랑벨이 대도한 전설의 보검…….

칼레트불프다.



아서
성공했어! 가자, 보검 칼레트불프!


전우처럼 이름을 부르고 아서는 칼집에서 검을 뽑았다.

잠든 오즈에게 얽힌 가시 덩굴을 잘라내기 위해 보검을 내리친다.



아서
《파르녹턴 ・ 닉스지오》!


그 반짝임은 질풍처럼 성의 긴 복도를 일직선으로 빠져나갔다.

엄숙하고 맹렬한, 천둥처럼.





공기를 가르며 가시 덩굴이 채찍처럼 덤벼든다.

가차없이 벽에 균열이 뻗고, 바닥의 작은 돌이 흩어졌다.

레녹스가 땅을 찼다.
뺨을 타고 흐르는 땀과 피를 흩트리며 채찍처럼 휘어지는 가시 덩굴을 걷어찬다.



레녹스
………….


바로 달려나가 다른 장소에서 꿈틀거리는 덩굴을 검으로 내리쳤다.
또 바로 비켜선다.

평소에는 온화한 양치기인 그가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 움직임과, 공방에 정확한 체술을 해낸다.

지금의 레녹스는 냉정한 투지를 품은 전사의 눈을 하고 있었다.

담담하게, 습격해오는 덩굴을 피한다.
살갗이 찢어져도 비명 한 번 입밖에 내지 않는다.

그의 등 뒤에 마법에 집중하고 있는 파우스트가 있어서였다.

성의 벽 쪽을 향해서, 레녹스에게 등을 돌린 형태로 파우스트는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었다.

새하얀 파우스트의 정복은 한 방울의 피로도 더럽혀지지 않았다.

선혈과 땀에 더러워진 레녹스의 거친 숨이 닿는 거리에서도 파우스트는 똑바로 서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것이 두 사람의 신뢰의 형태인 거겠지.
서로의 역할을 알고 있다.



레녹스
……….


레녹스는 상체를 젖혀 덩굴을 회피했다.
그의 손바닥에는 마도구인 낡은 열쇠가 있다.

설령 그의 등 뒤에 있는 것이 처형대이고, 습격하는 가시 덩굴이 죄인을 태우는 불이었다 하더라도.

레녹스는 지켜냈을 거다.
몇 천 년이 걸렸다 하더라도.


레녹스
하아……. 하…….


눈의 반짝임은 잃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역시 레녹스의 피로가 짙어져간다.

드디어 파우스트가 말을 꺼냈다.



파우스트
……찾았어!


돌아본 파우스트는 만신창이가 된 레녹스를 보고 숨을 삼켰다.

달려가 몸을 받치려고 한다.
레녹스는 고개를 저으며 물러섰지만 비틀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툭, 그의 안경이 바닥에 떨어진다.
동시에 가서 덩굴이 덮쳤다.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운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트 ・ 무르클리드》


튕겨나가듯이 덩굴이 후퇴한다.
파우스트는 마법으로 안경을 주워 레녹스의 얼굴에 씌웠다.



레녹스
……, 하……. 하아……. 죄송합…….


파우스트
됐어. 가만히 있어.


레녹스
현자님은…….


파우스트
무사해. 구하러 갈 거야. 그 전에 너에게 치료마법을 걸 거야.


레녹스
……, 하……. 온존하게 있으시는 편이. 부상자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파우스트
너도 부상자야.


레녹스
…………?! 이 소리는?!


파우스트
적이 아니야. 오즈……? 아서?


아서
파우스트, 레녹스! 손에 넣었어!


파우스트
아서, 오즈.


아서
보검 칼레트불프야!


미스라
《아르시무》


레녹스
공간의 문……!


오즈
미스라……!


미스라
시간이 없어서 빨리요! 도구를 한 데에 모아주세요!


파우스트
……, 알겠어!


피가로
부상자는?


레녹스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루틸
레노 씨! 괜찮으세요?!


파우스트
아서! 보검 칼레트불프를!


아서
피가로 님이 이쪽에 오시면 그쪽의 전력이 줄겠지. 나도 바다로 갈게!


오즈
아서?!


아서
오즈 님께서 주신 힘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피가로 님, 카인을 부탁드려요!


피가로
아서, 기다려! 그래, 얼굴 보여줘. 이쪽으로. 너도 꼭 무사해.


아서
……, 네! 피가로 님도, 부디 무사하세요!


미스라
껴안고 있을 시간 없는데요?!


피가로
오즈가 못 해주는 걸 잽싸게 해준 거야! 좋아, 루틸, 가자!


루틸
네!


미스라
그럼, 갈게요!


아서
응. 다녀오겠습니다!


미스라
《아르시무》


오즈
………….


레녹스
공간의 문이 닫혔어……. 오즈 님. 아서 님이라면 분명 괜찮으실 거예요.


오즈
너는 만신창이군…….


파우스트
피가로, 기다려!


피가로
왜? 너도 허그 필요해?


파우스트
죽여버린다. 현자가 있는 곳을 찾았어. 지금부터 들어갈 거야.


피가로
역시나야. 같이 가주고 싶지만 급한 환자가 기다리고 있어. 싸움을 거는 법은 알고 있어?


파우스트
당신한테 호되게 배웠으니까. 시노와 히스클리프를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어. 정원에 있을 거야.


피가로
알겠어. 카인 다음에 꼭 보러 갈게.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힘내렴.

레노, 입 벌려.


레녹스
아. ……으읍.


피가로
피가로 선생님의 별사탕이야. 오즈와 파우스트를 부탁해.


레녹스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리케와 미틸은 무서운 미노타우로스의 포효에 내쫓기고 있었다.



미틸, 리케
와아아아앗……!


시노
네 상대는 나야!

……으, 으윽…….


히스클리프
시노……!


리케와 미틸을 감싸며 시노와 히스클리프가 미노타우로스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 모습에 리케는 망설이면서 발을 멈춰세웠다.



리케
……, 도망치고 있을 수만은 없어요! 저도 싸워야 해요……!


미틸
……저, 저도……!


리케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처럼, 하나ー둘, 에 호흡을 맞춰서 공격해요!


미틸
알겠어요!


미틸, 리케
하나ー둘…….


리케
《산레티아 ・ 에디프》!


미틸
《오르토닉 ・ 세아르시스피르체》!


두 사람이 동시에 주문을 외운다.

작은 회오리와 탁탁 튀는 정전기가 미노타우로스의 어깨 뒤에 부딪쳤다.

감정이 없는 두려운 눈으로 미노타우로스는 천천히 두 사람을 돌아본다.

그리고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도끼를 치켜들며 소년들의 곁으로 사납게 달려간다.



미틸
…………! 이쪽으로 왔어……!


리케
……, 도망가요!!

아……!


미틸
리케, 괜찮아요?!


리케
괜찮아요! 넘어졌을 뿐……. …………, 아야……!


미틸
발목이 부어서…….


미틸, 리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