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_스팟 메인 에피소드/기지의 유적

기지의 유적(既知の遺跡) 5화

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1. 3. 29. 23:35

리케
정말이지. 다들 야무지지 못하다니까.

 


화내듯이 말하며, 리케는 어딘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당연했다.

마법사에게 기묘한 효과가 있는 돌을, 교단의 사람들이 모시고 있었으니까.

 


리케
사제님은 알고 계셨던 걸까요. 저는 붕괴성의 돌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꿈을 꾸고 있었던 걸까요.

 


아키라
리케.

 


리케
사제님도, 신도분들도, 저를 더러운 것으로부터 지켜주셨어요. 그런데 어째서.

 


좋은 말을 찾지 못한 채로, 나는 리케와 함께 기지의 유적을 오르고 있었다.

 


아키라
(리케는 자라온 교단을 믿고 있어. 속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니, 생각하고 싶지 않겠지)

 


리케
이런 걸 알고 싶지 않았어요. 몰랐다면, 망설임은 생겨나지 않았겠죠.

망설임 없이 대사제님들을 경모하고, 사람들을 이끌었을 거예요. 바깥 세계 같은 거, 몰랐으면 좋았.



리케의 말이 도중에 사라졌다.

기지의 유적을 오른 그의 얼굴에 경악이 떠오른다.

리케의 시선 끝을 쫓은 나도 말을 잃었다.

계단의 끝에 보인 기지의 검은 돌바닥 위, 대형 비행기 정도 크기의 생물이 선잠을 자고 있다.

집을 통채로 집어삼킬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얼굴.

신비한 푸른 비늘 색.

바람에 살랑이는 긴 수염.

다리가 움츠러들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

드래곤이다.

 


리케
대단해.



리케가 숨을 삼켰다.

또렷한 녹색 눈동자는, 미지와의 갑작스러운 만남에 두려워하고, 전율하면서.

천진난만한 감격으로 빛을 반짝인다.

몰랐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하던 바깥 세계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리케
대단해요! 현자님, 보세요! 정말 큰 생물이에요!

 


아키라
조, 조용히 하는 게! 깨우면 안 좋지 않을까요?!

 


리케
안 좋나요?



사악하고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와, 나는 깜짝 놀랐다.

드래곤의 콧바람을 받으며, 쭈뼛쭈뼛 고개를 들었다.

빨려들어갈 정도로 아름다운, 신비한 연두색의 거대한 눈이 떠져 있었다.

순간, 족음을 예감했다.

그런데도 마음 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공포와, 호기심과, 감격에 몸이 움츠러든다.

무슨 세계에 와버린 걸까.

무슨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걸까.

 


리케
예뻐.

 


커다란 입을 벌리고, 커다란 목소리로 한 번 울고는, 드래곤은 하늘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