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리케
………….
파우스트
샤일록, 리케.
샤일록
어라, 파우스트. 산에서 내려오신 건가요?
파우스트
약방에 약을 팔고 왔어. 이제 집으로 돌아갈 거야.
그보다도 무슨 일이야. 둘이서 지붕을 올려다보고.
리케
그게…… 놀고 있었던 종이 풍선이 지붕 위에 올라가버린 것 같아요. 무심코 너무 세게 띄워버렸어요.
샤일록
저희 가게에는 사다리가 없으니까요. 바람을 일으키던가, 뭔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해서…….
파우스트
아니, 내가 꺼내줄게.
샤일록, 리케
앗…….
파우스트
아아, 있네. 이게 네 종이 풍선인가?
리케
네……! 감사합니다. 파우스트는 텐구였죠. 요술을 쓰지 않아도 날 수 있다니, 대단해요.
샤일록
네, 그렇네요. 저희여우에게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 힘은 없으니까요.
파우스트
이 정도는 별 거 아니야. 날개를 가진 요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야.
거기다…… 나는, 너희처럼 귀나 꼬리가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리케
어째서요?
파우스트
진정되지 않을 때 쓰다듬고 있으면 기분이 풀릴 것 같잖아. ……그렇지도 않나?
샤일록
손발과 같은 것이어서, 별로 실감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거라면, 제 꼬리로 괜찮으시다면 쓰다듬고 가시겠어요?
파우스트
하?
리케
제 꼬리도 쓰다듬어도 괜찮아요. 귀도, 조금이라면 만져도 돼요. 종이 풍선을 꺼내주신 보답이에요!
파우스트
아니…… 그런 생각으로 말한 거 아니야. 됐어, 됐어. 둘이서 꼬리 흔들지 마.
리케
그런가요? ……아. 그럼, 슬슬 점심시간이기도 하고, 파우스트도 함께 식사를 하는 건 어떨까요.
샤일록
좋네요. 어제 질 좋은 술이 들어왔으니, 종이 풍선의 보답으로 한 잔 대접할게요.
파우스트
하지만…….
리케
준비라면 괜찮아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샤일록
네. 부디, 사양하지 마시고.
거기다, 산 깊은 곳에서 혼자 느긋히 맛보는 식사도 근사하지만, 가끔은 시끌시끌하게 즐기는 것도 좋지 않나요?
파우스트
……뭐어, 그렇지. 네 술을 마실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고.
대접받도록 할게.
샤일록, 리케
후후,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