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마법과학병단 본부에서
리케
걱정하지 마세요, 오즈. 저희가 지켜드릴게요.
오즈
필요 없다.
리케
하? 필요해요.
오즈
나는 어떠한 자에게도 비호받지 않는다.
리케
그런가요? 하지만 밤에는 그거잖아요?
오즈
그렇다고 해도다.
리케
…………?
그래서, 뭔가요? 어떤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히 고집스러운 대답인 건가요?
오즈
………….
너는 피가로를 닮았군.
리케
제가요?
오즈
무슨 말을 해도 말을 되돌리는 점이 닮았다. 혈연이 있는 것은 아닌가?
리케
미틸의 선생님과 닮았다는 건 자랑스러워요. 의술에 소양이 있는 점도 훌륭하고요.
카인
슬슬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리케
네.
오즈
그래.
카인
서쪽 국가의 군 본부가 숙소를 준비해 주겠대. 나는 거기에 머무르면서 장군이 돌아오는 걸 기다릴까 해.
오즈
마법관으로 돌아가지. 내일 다시 데려와 주겠다.
카인
그러고 싶은데, 아무래도 핑계를 대고 뒤로 미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리케
드물에 미간이 주름이 잡혀 있어요. 기분 나쁜 대응을 받은 건가요?
카인
뭐어, 그렇지.
리케
무슨 말을 들었나요?
카인
됐어, 이야기할 정도는 아니야. 아무튼 너희는 먼저 마법관으로 돌아가줘.
리케
저는 카인과 같이 있을게요.
카인
리케.
리케
그런 얼굴의 카인을 혼자 둘 수는 없어요. 한 사람 상대로는 나쁜 짓을 할 수 있어도, 상대가 두 사람이라면 어려울 거예요.
오즈는 돌아가 주세요. 방해될 테니까요.
오즈
나를 지키겠다고 하지 않았나?
리케
아무한테도 비호받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오즈
………….
나도 남지.
리케
마음대로 하세요.
카인
너네…….
리케
괜찮아요.
오즈
괜찮다.
카인
정말이려나, 부탁할게…….
…………. 아서를 안 데려오길 잘했어.
서쪽 국가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거지?
동쪽의 마법사들은 길드의 흔적에 도착했을까…….
실웨스
……샤일록……. 중앙의 마법사들만 오고, 그는 이 거리에 오지 않는 걸까…….
샤일록이 오면 상의하려고 했던 게 있었는데…….
서쪽의 마법사
……, 실웨스……! 큰일이야!
또 한 명이 사라졌어……!
풍요의 거리의 뒷골목에서 최음의 비약을 팔던 도로테아가 가게까지 통채로 행방불명됐어…….
실웨스
……또……?! 이걸로 몇 명째야……?!
이 거리의 마법사들이 연이어서 행방불명되고 있어…….
당순한 실종일까? 납치? 혹은…….
서쪽의 마법사
살해당해서 돌이 된 건가……. ……우리는 유해도 남지 않으니까…….
실웨스
……그렇다고 해도, 대체 누가…….
히스클리프
……또 비가 와……. 선생님 쪽은 아직일까.
와……. 이 가게에 장식되어 있는 거, 굉장히 정교한 오토마타야.
어느 공방의 어떤 장인이 만든 걸까…….
???
………….
히스클리프
아, 죄송해요.
???
아니.
히스클리프
(부딪칠 것 같아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버렸어……)
(비의 거리는 법률이 많으니까. 여긴 사담이 금지된 공공 구역일지도 몰라. 관리인에게 통보받지 않아서 다행이다……)
???
………….
히스클리프
(그건 그렇고, 꽤 화려한 사람이네. 서쪽에서 온 여행객인가……?)
???
꽤나 정교한 오토마타구나.
히스클리프
아…….
그, 그러게요.
(……대답해버렸다……)
???
기계를 좋아하니?
히스클리프
아……. 네……. 정교한 세공이나 장치를 보는 걸 좋아해서, 시계나 오토마타를 좋아해요.
???
그래.
히스클리프
……당신은 장인인가요?
???
왜 그렇게 생각하지?
히스클리프
그냥…….
(일반인이 아닌 것 같아……. 생김새가 화려하다고 해서, 편견일까……)
???
글쎄……. 머지 않아 나의 작품을 너에게 보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히스클리프
아……. 이 근처에서 전시하시는 건가요?
???
비슷해. 기대하렴.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아……. 죄송해요, 친구가 불러서.
???
그래.
히스클리프
실례할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히스.
히스클리프
에?
???
그렇게 불렸잖아.
파우스트
………….
시노
파우스트, 네로.
네로
기다리게 해서 미안. 혹시 몰라서 이것저것 사왔어.
시노
먹을 건가?
네로
수호의 팻말이랑 주술 도구 같은 거야.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조심해야지.
파우스트
히스는 어디 갔지?
히스클리프
아……. 여행객이 말을 건네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네로
여행객?
히스클리프
아마도……. 비의 거리의 사람 같지 않았어.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시노
뭐, 여행하다가 히스를 만나면 말을 건네고 싶어지는 마음은 이해돼.
파우스트
…………? 여행객? 마법사인가?
혹은 현자가…….
히스클리프
마법사였으려나? 눈치채지 못했어요.
파우스트
읽기 어려운 기척이야. 정체를 숨기고 여행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군.
시노
어제까지의 너처럼 히키코모리였던 걸지도 몰라. 파우스트.
히스클리프
그건 아닐 거야.
시노
왜?
히스클리프
음……. 꽤 화려했어.
파우스트, 시노, 네로
………….
시노
서쪽의 마법사인가.
파우스트
서쪽의 마법사일지도 모르겠네.
네로
서쪽의 녀석이겠지.
파우스트
……자. 다들 모였으니 마법사 길드의 흔적으로 향하자.
지금은 여관이 되었다고 해. 실마리 같은 건 안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시노.
시노
왜.
파우스트
내 지시를 따라. 앞서나가면 마법으로 잠재워서 메고 데려다닐 거야.
시노
알고 있어. 하지만 네가 너무 겁쟁이일 때는 내 판단으로 움직일 거야. 됐지.
파우스트
될 리가 없잖아. 네 짐작으로 행동하지 마.
시노
하지만…….
파우스트
때가 되면 반드시 공을 세울 기회가 주어질 거야.
착하게 있어.
시노
………….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