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쓸쓸하고 익살스러운 기묘한 밤
미틸
………….
미틸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린다.
루틸은 더더욱 강하게 미틸을 끌어안았다.
루틸
네. 괜찮아요.
두 사람의 상태가 걱정됐다.
지금은 동요가 큰 것 같으니까 나중에 다시 물어보자.
피가로
(미스라 녀석, 뭘 한 거지?)
루틸과 미틸, 플로레스 형제의 모친은 치렛타라고 하는 대마녀다.
흉악하고 대담하고 변덕스러운 여자였다.
강한 자를 좋아하고, 상냥한 자를 좋아하고, 생김새가 좋은 자를 좋아하곤 했다.
그런 그녀였기에, 나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녀가 미스라와 만나기 전이다.
나는 생김새가 좋았고, 오즈 정도는 아니지만 강했다.
주위의 마법사와 비교하면 상냥했다.
나도 그녀가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연인이 되지는 못했다.
서로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틈을 보이면 목숨을 빼앗긴다.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신용할 수 없다.
치쳇타는 인간과 결혼해서 남쪽에서 지냈지만 마지막까지 나를 신용하지 않았다.
내가 미틸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피가로
알겠어. 이제 물어보지 않을게. 루틸, 조금 쉰 다음에 나설까?
루틸
아니요, 갈 수 있어요.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루틸이 생긋이 웃었다.
이제는 평소의 그였다.
피가로
무리는 하지 않도록 해. 그럼 갈까.
우리는 빗자루를 꺼내, 마법의 힘으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레녹스
아……. 미스라예요.
마법관의 상공으로 날아오자 레녹스가 중얼거렸다.
미스라가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미스라의 시선을 느끼면 나 같은 건 반사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다음 순간, 눈앞에 나타나서 무슨 공격을 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플로레스 형제는 달랐다.
루틸은 미안한 듯이, 미틸은 눈을 반짝이고 있다.
그들의 표정을 본 순간, 나는 알아차렸다.
피가로
(미스라 자식……. 루틸과 미틸에게 마나석을 먹이려고 했구나)
마법사는 죽으면 마나석이 된다.
마나석을 먹으면 마력이 늘어날 때가 있다.
마법사가 마나석을 먹는 것은 옛날에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마법사에게는 저항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의 뼈처럼, 마나석도 흙에 묻고 싶어 한다.
치렛타의 남편이었던 모리스(モーリス) 플로레스도 치렛타의 돌을 묘비 아래에 묻었다.
일부를 제외하고.
플로레스 선생과 이야기했던 쓸쓸하고 어딘가 익살스러운, 기묘한 밤이 떠오른다.
모리스
……아직도 믿을 수 없어요……. 치렛타가 죽었다니…….
피가로
마음은 이해해……. 굉장히 유감이야. 치렛타와는 오래 알고 지냈으니까.
모리스
……저 혼자 루틸과 아가를 키워갈 수 있을까요…….
피가로
마을 사람들이 협력해 줄 거야. 나도 가능한 한 힘이 될게.
플로레스 선생……. 아니, 모리스. 이런 때에 미안.
빨리 결정하고 싶은 일이 있어.
모리스
아아, 그렇죠……. 상주로서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죠.
피가로
그것도 그렇지만, 치렛타의 마나석이 대해서야. 어떻게 하고 싶어?
모리스
어떻게…… 라는 건……?
피가로
무덤에 묻고 싶어? 요즘은 돌이 된 마법사도 무덤에 묻는 게 유행이잖아?
모리스
그……. 렇죠…….
피가로
그래. 알겠어. 하지만 반드시 파헤쳐질 거야. 그녀는 강한 마녀였으니까.
모리스
도굴꾼이 올 거라는 건가요? 마나석은 보석으로서 값이 비싸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피가로
아니, 그녀와 가까이 지내던 이들이 그녀의 돌을 먹으러 올 거야. 미스라라던가, 북쪽의 쌍둥이라던가.
모리스
………….
피가로
마법사에게 있어서 그건 조문 같은 거야.
물론 다른 마법사에게 질 좋은 마나석을 넘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어.
그러니까 파헤쳐지기 전에 일부는 미리 확보해둬도 될까? 무덤을 파헤쳐지고 싶지는 않잖아?
모리스
ㄴ……, 네…….
피가로
고마워. 그리고 하나 더. 그녀와 가까이 지내던 이들 외에도 무덤을 파헤치러 올 거야.
모리스
마법사가……?
피가로
그래. 이번에는 조문이 아니야. 단순히 질 좋은 마나석을 원하는 녀석들이 기척을 감지하고 파헤칠 거야.
그건 막고 싶지?
모리스
네…….
피가로
알겠어. 그럼 내가 결계를 쳐도 될까?
모리스
결계요?
피가로
파헤쳐지지 않도록, 저주 같은 걸 걸어두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