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상응하는 대가
시노
……가혹한 진실을 알고, 히스가 만약 견딜 수 없게 됐을 때는…….
그 녀석의 기억을 뺏어줘.
피가로
…………. 상응하는 대가를 준비할 수 있다면 생각해줄게.
시노
상응하는 대가?
피가로
이 정도로는 부족해. 너를 저주해서 죽이기 위해서는 이 손톱으로도 충분하지만.
시노
뭐가 필요해?
피가로
가혹한 진실로부터 친구를 지킬 수 있는 너야.
시노
……없으니까 부탁하는 거잖아.
피가로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는 진실에 짓눌리게 될 거야.
자, 손가락 내밀어보렴. 손톱을 고쳐줄게.
시노
……성인(聖人)인 척하지 마. 너는 어떤데?!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면, 가까운 인간의 기억을 뺏은 적 정도는 얼마든지 있을 거 아냐!
피가로
《폿시데오》
시노
……안 고쳐도 됐는데. 부탁도 안 한 거 하지 마. 부탁한 건 안 하면서.
피가로
시노. 기억의 수복을 반복하면, 그건 머지않아 친구가 아니게 돼.
인간의 형태를 한, 자신에게 형편이 좋은 장난감이지.
곧 그런 것에는 가치가 없다는 걸 알아차리게 될 거야.
시노
날 위해서 히스의 기억을 뺏을 리가 없잖아. 전부 히스를 위해서야.
피가로
확신할게. 그건 널 위해서야.
시노
아니야.
피가로
………….
시노
너한테는 부탁 안 해. 이 일은 입 밖에 내지 마.
피가로
약속은 못 해.
시노
피가로. 지금은 아직 너한테 이기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십년 후에는 반드시 뒤집을 거야.
피가로
엄청난 자신감이네.
시노
그때를 생각해서, 후회 없을 언동을 해.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피가로
부탁드립니다는?
시노
절대로 안 해.
피가로
시노.
시노
응?
피가로
《폿시데오》
시노
………….
……어라……. 여기……, 피가로……?
피가로
안녕, 시노.
시노
…………. ……나한테 마법을 건 건가?
피가로
기억 안 나? 손톱을 고치러 왔잖아. 봐, 여기.
시노
……진짜다. 피가 마른 흔적이 있어……. 손톱이 빠진 건가.
피가로
이제 다 나았어. 감사합니다는?
시노
감사합니다.
피가로
착하다. 이제 임무에 나가는 거지? 조심해서 다녀와.
시노
어. 이걸로 거리낌 없이 대활약을 할 수 있어. 그럼 간다.
피가로
그래, 힘내. ――아, 맞다. 시노.
시노
응?
피가로
몇 시간 지나면 갑자기 뭔가를 떠올릴지도 몰라.
시노
무슨 소리야?
피가로
그럼 내가 한 말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잘ー 생각해보렴.
시노
흥. 잘 모르겠지만, 알겠어. 그럼 간다.
피가로
그래그래.
………….
서프라이즈 대비해둘 걸 그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