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제시된 조건
샤일록
교섭의 여지가 있다면요.
질
나중에. 지금은 없다.
3! 2!
장군이 초를 세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그레고리는 바람을 가르며 마차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딱 우리와 마차의 가운데 정도에 있다.
장군이 그 이상의 접근을 허락할 기색은 없었다.
클로에
그레고리, 멈춰……!! 반역자가 되면 감옥에 들어가게 돼버릴 거야……!
라스티카
브래들리가 있었던 곳이지. 그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어.
클로에
그레고리! 멈춰……!
아키라
그레고리! 조급해하지 말아요! 반드시 릴리아나 아가씨를 구할 테니까요!
그레고리
………….
우리의 제지하는 목소리를 듣고, 그레고리는 괴롭게 날갯짓하는 속도를 늦췄다.
지상으로 향하는 절반쯤에서 빙그르 돌아선다.
클로에, 아키라
다행이다……!
라스티카
다행이네.
질
좋다. 너희, 손 대지 마라.
협력 감사드리겠습니다. 현자의 마법사님(どの).
샤일록
…………. 저야말로요.
연약하게 날개를 움직이며 그가 내 곁으로 돌아왔다.
그레고리
죄송합니다, 현자님…….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어져서.
그레고리는 반성하고 있었다.
사크 쨩의 앞발에 몇 번이고 떠밀리며 시무룩하게 날개를 접는다.
나는 그 등을 살짝 감싸고, 그의 몸을 쓰다듬었다.
아키라
마음 쓰지 마세요. 연인과 재회한 걸요…….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레고리
……현자님……. 저를 탓하지조차 않으시다니, 이 얼마나 상냥하신지…….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무르
아하하! 목숨을 건진 성질 급한 새가 반성하고 있어!
그레고리
윽……. 그런 말을 듣는 것도 별 수 없지만, 조금만 더 상냥하게 말해줘…….
우리가 그레고리의 무사를 기뻐하는 동안, 장군은 부하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있었다.
지상으로 내려간 부하가 다시 한번 하늘로 돌아와 장군에게 보고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에게 말했다.
질
현자님. 현자의 마법사님. 코르테제 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가하겠습니다.
클로에
다행이다……! 지상의 문으로 들어가면 되나요?
질
그레. 하나 더, 조건이 있습니다.
그레고리
조건?
질
현자님. 당신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우아하게 인사했다.
그리고 빈틈없는 동작으로 내게 손을 내민다.
앞뒤를 따지지 않는 분위기에 압도된다.
그 손을 잡아야 할지 망설이는 나에게 무르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