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이제 저마다의 길로
중앙의 마법사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카인
다녀와, 아키라. 마법과학병단 본부를 찾아가도 중개까지 시간이 걸리잖아.
서쪽의 마법사들이 있어준다면 듬직하지만, 니콜라스의 이야기라면 나만으로도 물어볼 수 있어.
정보를 모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레고리를 도와줘.
아키라
카인……. 아서와 다른 모두도, 그래도 될까요?
아서
네. 이곳에서 그와 만난 것도 무언가의 인연일 거예요.
현자님과 서쪽의 마법사들에게만 맡기게 되어 죄송하지만요.
아키라
감사합니다……. 이쪽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달려갈게요.
아서
기다리겠습니다.
리케
아서 님. 저희와 그레고리는 여기서 헤어지는 건가요?
아서
응. 그들은 서쪽의 코르테제 령으로 향할 테니까.
리케
아쉬워요. 조금 더 새 그레고리와 놀고 싶었는데.
그레고리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다시 한번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카드든 보드게임이든.
오웬
이제 안녕하는 거야?
리케
맞아요, 오웬.
오웬
마지막으로 만지고 싶어.
그레고리
에? 아, 살짝이야. 부탁이야.
오웬이 작은 뺨을 쓰다듬자, 그레고리는 어깨를 움츠렸다.
오웬
착하다, 착하다.
그레고리
하하, 간지러워. 말하면 잘 알아듣네, 네 동생.
카인
응? 으응.
그레고리
상냥하네.
카인은 복잡한 듯이 웃고 있었다.
살짝, 오웬의 손을 잡고 물러나게 한다.
카인
자, 다음에 또 만나자고 해.
오웬
다음에 또 만나.
이렇게 우리는 서쪽 국가의 탑에 도착해서 곧바로 두 개의 길로 나뉘게 되었다.
중앙의 마법사들은 풍요의 거리로.
서쪽의 마법사들은 나와 함께 코르테제 령으로.
샤일록이 나를 빗자루 뒤에 태워주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샤일록의 머리카락에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두근거려하는 나를 놀리듯이 샤일록이 미소를 머금는다.
샤일록
현자님. 꽉 붙잡고 계셔 주세요.
아키라
ㄴ, 네.
두근거려하고 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레고리
너, 색기 있네…….
색기 있는 미인은 많이 만나봤지만, 당신 정도의 사람은 처음이야.
샤일록
후후……. 그렇겠죠.
샤일록은 익숙한 모습으로 그레고리의 칭찬을 받아넘겼다.
그레고리가 어깨를 움츠린다.
그레고리
진심으로 한 얘긴데. 저택의 메이드였다면 뺨을 붉혔을 거야.
샤일록
언젠가 수줍게 만들어 드리게 해주세요. 그레고리, 제 어깨에 올라타시겠어요?
그레고리
사양할게. 늦깎이 소년처럼 쭈뼛거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왜인지 그레고리는 내 어깨를 정위치로 삼고 있었다.
사크 쨩도 있어서, 오늘은 얼굴 주변의 밀도가 높다.
문득, 멀어져가는 중앙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그레고리가 중얼거렸다.
그레고리
현자님. 아서 님이라고 불리던 분이, 혹시…….
아키라
아……. 맞아요. 중앙의 왕자인 아서예요.
아서가 현자의 마법사로 소환된 것은 국내외에도 전해져 있을 터다.
그레고리
역시나……. 현자의 마법사로 선택받으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분이…….
그레고리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아서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산뜻한 바람이 파란 하늘에 불어나간다.
달콤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그와 함께 희미한 샤일록의 중얼거림이 닿았다.
샤일록
……아아, 코르테제…….
……그 식물원의…….
빗자루를 타고 코르테제 령으로 향하는 동안, 그레고리가 조금씩 사정을 이야기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