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현자와 사크리피키움
덜그럭,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있다.
서쪽과 중앙의 마법사와 나와 오웬이 한 번에 타면 꽉 찰 것 같아서…….
나와 서쪽의 마법사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기로 했다.
사크 무언가 쨩은 내 어깨 위쯤에 있었다.
둥실둥실 떠 있거나, 가끔 내 어깨에 앉거나, 몸을 기대기도 한다.
사크 무언가 쨩을 보고, 클로에가 흥미진진하게 웃었다.
클로에
현자님, 그 애 귀엽다~! 어떻게 된 거야?
아키라
아……. 쌍둥이가 줬어요. 부적이나 제 대신이 될 거라고…….
샤일록
사크리피키움이군요.
무르
쌍둥이의 뒷담을 하면 들려버릴까?
클로에
사크리피키움이라는 건 살아있는 거구나? 이름은?
아키라
이, 이름이……. 펫이 아니기도 하고, 붙일 예정은 없어서…….
클로에
그렇구나? 하지만 사크리피키움은 길지.
사크 쨩이라고 불러도 될까?
클로에의 제안을 받고, 마음 안쪽이 가볍게 쑤셨다.
손거스러미를 뜯었을 때 같은 아픔과 해방감, 후회와 안도를 느낀다.
아키라
……네.
클로에
와아! 사크 쨩! 사크 쨩, 잘 부탁해!
클로에는 두 손을 뻗어 사크 쨩의 뺨을 감싸쥐었다.
마구마구 쓰다듬는다.
사크 쨩은 손길을 받으며 가만히 있었다.
가늘어진 눈은 웃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엄청 귀여웠다.
나도 똑같이 하고 싶었는데, 왜인지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고개를 숙이고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아키라
(귀여워. 귀여워. 쓰다듬어주는 걸 좋아하는 걸까? 잘 됐네, 사크 쨩……)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자, 엘리베이터의 벽면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처음으로 이 세계에 왔던 때를 떠올린다.
아키라
(이상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가 제일 처음 만났던 건……)
무르
왜? 현자님?
아키라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클로에
오웬, 괜찮을까? 이상한 과자를 먹고 아이처럼 되어버린 거지?
무르
농담 같아! 과자를 먹고 이상해져버렸어?!
라스티카
괜찮아. 오즈 님도 함께 있으니까.
샤일록
그렇죠. 어른이라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만 할 수는 없듯이…….
아이라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만 할 수도 없어요.
클로에
으, 응? 으음…….
샤일록
리케와 오웬이 기대하고 있었어요. 클로에가 추천한 과자.
클로에
에헤헤, 내가 좋아하는 거, 모두도 좋아해주면 기쁘겠다! 샤일록도 좋아해?
샤일록
좋아해요.
무르
귀부인의 키스니까!
라스티카
나도 좋아해. 현자님은 어떠신가요?
아키라
아마 좋아할 거예요. 과자는 비교적 전부 좋아해요.
서쪽의 마법사들은 별로 의문을 품지 않고 기묘한 오웬을 받아들여 주었다.
기묘한 것에 익숙한 그들 다웠다.
이야기에 섞이며 나는 어떤 것을 떠올렸다.
아키라
(그러고 보니, 브래들리가 말했던 무르의 연구실을 찾아달라고 했던 이야기, 어떻게 되었을까)
(무르의 연구실……. 샤일록은 알고 있을까?)
샤일록의 얼굴을 들여다보려던 때, 기운 좋은 무르의 목소리가 울렸다.
무르
곧 도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