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처음부터 이렇게
있잖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자.
어두운 걸 생각하는 건 관둬.
북쪽의 마법사를 상대로는 똑같이 되지 않는다.
똑같이 해보려다가 몇 번이고 실패해왔다.
나는 조금 생각하고, 말투를 바꿨다.
카인
너는 북쪽의 마법사야. 북쪽의 마법사에게는, 아무에게도 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
오웬
물론이지.
카인
그럼, 왜 나한테 약점을 퍼트리고 다녀도 된다고 하는 거야?
나를 비겁한 사람으로 만드는 건, 너한테 있어서는 지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야?
그건 북쪽의 마법사 답지 않지 않아?
오웬
………….
오웬은 말을 잃었다.
턱을 깊게 끌어당기고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 눈은 적국에 의해 마을이 불탄 소년 같은, 피해자 같은 증오에 가득 차 있었다.
오웬
……마음에 안 드는 녀석.
카인
왜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인 건지 모르겠어. 내가 생각하는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랑은 달라. 하지만 뭐, 이해하자. 서로서로.
오웬
내 기분에 따라서 너는…….
카인
언제든 죽일 수 있는 거지. 몇 번이고 들었어. 가끔은 다른 이야기를 하자.
오웬
너…….
카인
너도 이제 슬슬 질리잖아? 나도 그래.
죽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몇 번이나 말했어. 서로 알고 있을 거야. 이 대화는 이제 관두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으로 하자. 그리고 절약한 시간을 유익하게 써서, 대화를 앞으로 진전시키지 않을래?
자, 내려와.
몸짓 손짓을 하며 설명하면서, 마지막으로 오웬의 구두 끝을 살짝 아래로 끌어당겼다.
잘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도박이었지만,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던 오웬은 곧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왔다.
마도구인 가방을 꺼내 그 위에 걸터앉는다.
뺨에 핏대를 세우며, 꼰 다리 위로 턱을 괴었다.
오웬
……말해두겠는데, 너를 따르겠다는 건 아니야.
카인
알아, 알아.
오웬
대화를 앞으로 진전시킨다는 건?
오웬이 이쪽을 힐끗 살폈다.
지긋지긋한 분위기 속, 한 조각의 흥미가 보인다.
아이의 인격이 아니어도 이 녀석은 나한테 흥미가 있는 건가.
의외를 느끼며, 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카인
오웬,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고민하고 있어.
리케나 미틸이 작은 너와 다투고 케르베로스에게 잡아먹히는 건 곤란해.
하지만 네 약점이 알려져서, 만약 미스라나 브래들리에게 당하기라도 한다면…….
그것도 곤란해. 곤란하다고 할까, 마음이 불편해.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지 같이 찾고 싶어.
오웬
왜.
카인
어?
오웬
왜 싫은 거야. 너는 날 죽이고 네 눈을 되찾을 거잖아.
내가 누군가한테 당해서 약해지면, 상황이 좋잖아.
카인
그건 아니야. 나는 내 힘으로 되찾고 싶어. 그런 건 노상강도랑 똑같잖아.
오웬
흐응……?
카인
안 와닿나……. 뭐라고 하면 될까.
너는 위험하고 두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손해를 입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그런 건, 마법사는 기사가 될 수 없다는 규칙이랑 똑같잖아?
오웬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알아차렸다.
조금 전의 나는 오웬에게 일방적이고 무례했다.
리케의 몸을 걱정한 나머지, <거대한 재액>의 상처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라고 무조건적으로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런 거, 오웬만이 손해를 본다.
그가 불쾌해하는 것도 당연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시선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눴다면…….
오웬도 순순히 이야기를 들어줬을지도 모른다.
조용한 바람이 오웬의 앞머리를 흩트린다.
한동안 입을 닫은 후, 오웬이 말했다.
오웬
있잖아. 기억이 없는 동안의 나는 왜 너를 죽일 뻔한 거야?
카인
에?
오웬
전에 시노가 그랬잖아. 나한테 안약을 넣어줬다고.
그렇게 둘 리가 없어. 그러니까 기억이 없는 동안의 나는 꽤나 얌전하구나 싶었어.
그런데 너는 죽일 뻔했어. 왜?
카인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