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야쿠 번역하는 오믈렛 2022. 7. 14. 21:51

오즈는 불쾌한 듯이 손 쪽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머지않아 수긍했다.



오즈
……그래.


 

피가로는 한 번 숨을 내쉬었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피가로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자.


오즈가 고개를 들고 피가로를 보았다.


피가로
숙명은 바뀌지 않아도 늘리는 건 가능할지도 몰라. 예견이 이뤄지는 건 3000년 후일지도.


스노우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세.


고개를 젓는 스노우에게 피가로가 눈썹을 밀어올렸다.



피가로
조금만 더 마음을 써주세요. 오즈가 저런 얼굴을 하고 있잖아요. 어제는 하루종일 날씨가 이상했었고.


화이트
허황된 위안의 말을 하여 무엇이 소용이 있는가? 예견은 뒤집을 수 없네.


피가로
오즈라면 모르죠. 현자님도 협력해주잖아요.


샤일록
저도 피가로 님께 찬성이에요. 아서 님의 몸을 수호하고 있으면 화(禍)도 손쉽게 오지 않겠죠.


피가로
그 말 대로야. 우리가 아서를 지키자. 전선에서 벗어나도록, 생각을 엉기게 하거나 해서.

때로는 선수를 치거나 하면서 말이지. 서쪽 국가나 마법사 노바에 대해서 생각이 있는데…….



갑자기 피가로가 말을 멈췄다.

옆에 있던 파우스트가 피가로의 팔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호소하듯이 피가로를 바라보고 있다.

결코 탓하는 눈빛이 아니라, 당혹함과 초조함을 띠며 절박해하고 있었다.
마치 경고하는 듯한…….

피가로도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피가로
왜?


파우스트
………….



파우스트는 입을 열려다가 말하기 어려운 듯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때, 피가로가 무언가 살핀 것 같았다.
달래는 듯한 미소로 변한다.

파우스트의 팔을 잡고 일어서게 했다.



피가로
잠깐 괜찮을까? 가자.


파우스트
기다려, 여기서……. ……얘기하는 편이 나아.


피가로
됐어. 이리 와. 가자.


샤일록
비밀 이야기인가요?


파우스트
아니야.


피가로
맞아.



그것은 신기한 광경이었다.
평소에는 파우스트가 날이 서 있고 피가로가 허둥대는데.

산뜻한 미소를 짓는 피가로에게 파우스트가 곤란해하며 허둥대고 있다.

두 사람은 방을 나갔다.





피가로
……여기라면 괜찮으려나.

안 돼, 파우스트. 너, 말할 생각이었지.


파우스트
……너도 말해야 해.


피가로
뭘?


파우스트
뭘? ……네 여명의 이야기 말이야. 아니면, 정말로 거짓말이었던 건가?


피가로
거짓말 아니야.


파우스트
그렇다면 더더욱……. 목숨이 위험한 건 아서뿐만이 아니야. 적어도 쌍둥이나 오즈에게는…….


피가로
말할 생각 없어.


파우스트
어째서?!


피가로
그들에게 동정받는 건 사양이야.


파우스트
……무슨…….


피가로
알고 지냈던 마녀가 전에 나한테 말했어. 아마도 여명이 멀지 않을 거라고. 루틸과 미틸의 어머니야.

그 후로 계속, 그녀가 웃고 있어도, 행복해 보여도 가엽게 보였어.

동정은 멸시와 같아. 나는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아. 특히 그들에게는.


파우스트
……멸시라니……. 그건 그냥 애정이야. 가족 같은 사람들이잖아?


피가로
아니야.


파우스트
『괜찮아, 아서를 구하자』라고 당신이 말한 것처럼 오즈와 쌍둥이도 그렇게 말해줄 거야.

『괜찮아, 피가로를 구하자』 그 말을 들으면 돼. 뭐가 안 되는데?!


피가로
그들은 지킬 수 없어. 나는 아마 수명을 다 채워서 죽을 거야. 몸이 약해지기 시작했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이야. 시작이 있는 한 끝이 있어. 그게 올 뿐이야.

하지만 나는 내가 끝나는 걸 아직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아.


파우스트
그럼, 왜 나한테 이야기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