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좋아하는 마음
리케는 녹색 눈에 감격을 담아 아서를 바라보았다.
리케는 특이하게 자랐다.
세상에 닿을 때마다 그가 믿어왔던 것이 조금씩 흔들려간다.
리케에게 있어서는 모르는 세계에서 헤매는 듯한 공포겠지.
그런 불안을 느낄 때, 아서가 곁으로 다가와줘서 안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서가 부드럽게 리케의 손을 꼭 잡았다.
아서
앞으로 리케와 함께 세계를 배워가는 나날 속에서, 나는 리케가 좋아하는 걸 알고 싶어.
리케
제가 좋아하는 것이요?
아서
응. 올바르니까 고른 게 아닌, 좋아하니까 고른 것.
올바름을 기준으로 고르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만…….
좋아해서 고르면,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도 취향이 다를 뿐인, 친구가 될 수 있어.
리케
……좋아해서 고르는…….
아서
오즈 님이 말씀하신 건 그런 거야.
정령의 왕이든 신이든, 원하는 대로 부르면 돼.
그건 리케의 신념이나 정의를 얕보는 게 아니야. 알 것 같아?
리케
…………. 조금, 알 것 같아요…….
아서
다행이다.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서가 미소지었다.
아서
이 세계에서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아무도 상처입히지 않고, 아무도 상처입지 않고 살아가는 건 정말 어려워.
올바른 것이 정해져 있고, 언제든 그걸 고를 수 있다면 모두 안심할 수 있고 간단해.
하지만 좀처럼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아. 다들 늘 동요하고 있어.
리케
……아서 님도요?
아서
물론이지. 북쪽 국가에 있었을 때, 중앙 국가에 돌아왔을 때, 나의 세계는 몇 번이나 새롭게 칠해졌어.
오해도 많았고, 내 상식이 뒤집어지는 일도 많았어.
리케
무서웠나요……? ……잘못되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나요……?
아서
응. 무서웠고, 부끄러웠어. 의지할 곳을 잃어서 외로웠어.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어. 새로운 것에 닿았을 때, 누구든 무지한 게 당연해.
분명 리케에게도 똑같은 순간이 찾아올 거야.
그때, 떠올려주길 바라. 우리가 옆에 있다는 걸.
리네
네……. 알겠어요. 불안하기도 하지만……. 아주 조금 안심됐어요.
이 한심스러운 마음은 다들 똑같은 거군요. 그렇다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서
그렇지. 특히 중앙 국가는 대륙의 한가운데에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이니까.
자신만의 올바름만으로 대화하려고 하면 여기저기에서 싸움이 일어나버리게 돼.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서가 희미하게 시선을 높였다.
빈센트 씨를 보고 있다.
빈센트 씨는 아서와 똑같은 파란 눈을 천천히 가늘게 떴다.
빈센트
………….
아서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자. 리케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의 이야기도.
분명, 다르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친한 사이니까.
리케
……네, 아서 님. 감사합니다.
카인
……하아. 긴장했어. 빈센트 전하는 다음 시찰로 향하셨나.
아서
그런 것 같아.
카인
오늘은 별일 없으면 좋겠네. 리케랑 오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