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는 밤에 인도를 비춰 _ 쇼트스토리(1)
루틸
학생들이 매일 아침 안녕하세요라면서 웃으며 인사해주는 동상!
히스클리프
아하하, 확실히 그거라면 무섭지 않을지도.
지우는 걸 잊어버린 글자를 멋대로 지워주는 칠판 지우개, 같은 건?
루틸
와아, 그런 상냥한 칠판 지우개님이 있는 학교는 근사하겠다.
피가로
꽤나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네. 둘이서 편한 굿즈 아이디어라도 얘기하고 있는 거야?
루틸
피가로 선생님! 아니에요. 저희끼리, 학교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를 즐거운 버전으로 만들고 있었어요.
히스클리프
리케 쪽이 무서운 소문이 있는 학교에 조사를 하러 갔다고 해서…….
피가로
그러고 보니, 히스클리프는 그런 류를 조금 싫어했었지.
히스클리프
네……. 그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더니, 학교의 무서운 이야기도 즐거운 내용으로 만들면 무섭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루틸이 제안해줬어요.
피가로
역시, 루틸 다운 자유로운 발상이네. 재밌어 보이니까 선생님도 같이 할까.
루틸
세 사람 몫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무서운 이야기의 수를 바로 상회하겠네요!
피가로
선생님의 발상력을 충분하게 발휘하도록 할게. 그럼……, 귀여움이 넘쳐서 학생들의 얼굴에 키스해버리는 인물화 같은 건 어때?
히스클리프
에?
루틸
후후, 피가로 선생님답고 재밌어요!
히스클리프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지만, 루틸은 기뻐하고 있고, 내가 겁이 많은 것 뿐이려나)
루틸
히스, 왜 그래?
히스클리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으음, 햇빛이 강할 때 스스로 쳐주는 교실 커텐은 어떨까.
피가로
히스클리프의 아이디어는 기능성 중시여서 좋네.
루틸
책 안에서 튀어나와서, 수업을 시작하는 위인들! 다양한 사람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면 굉장히 즐거울 것 같아!
피가로
그럼 난, 심술궂은 선생님을 청소해주는 빗자루라던가――.
그리고, 학생들의 상태를 책상 아래에서 빤히 바라보는 누군가 씨에, 쓴 적 없는 교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히스클리프
자, 잠시만요!
피가로
왜 그래?
히스클리프
저기……, 무섭지 않은 학교의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자는 이야기였죠……?
피가로
맞아.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즐거운 기분이 되지 않아?
루틸
되죠!
히스클리프
될……지도?
(피가로 선생님이라면 리케가 간 학교에 있는 무서운 이야기보다 훨씬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