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신용하고, 의견을 구하고 있다.
그게 전해져와서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오웬은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 등을 껴안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고 가지 않겠다고 정했다.
내 마음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정했다.
각오를 다지고, 입을 열었다.
카인
다들, 잘 들어줘. 오웬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나는 이유를 알고 있어.
하지만 이야기할 수는 없어. 그건 오웬을 배신하는 게 되기 때문이야.
오즈
………….
카인
이 녀석은 내 눈을 빼앗은 상대야. 언젠가 결착을 지을 거야.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지금 오웬을 배신하는 건, 내 마음을 배신하는 게 돼. 그러니까…….
원래 오웬으로 되돌아올 때까지는 서쪽 국가로 데려가고 싶어.
닿고 있는 오웬의 등이 약간 뜨거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를 올려다보는 색이 다른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으로 과자를 받은 아이처럼.
리케
카인…….
아서
알겠어. 나는 카인의 의견에 찬성이야.
오즈
아서…….
아서
카인은 마음을 배신할 수 없다고 했어요. 마법은 마음으로 쓰는 것. 저는 카인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요.
그리고…….
아서가 오웬을 향해 미소지었다.
오웬도 흠칫거리면서도 마주본다.
아서
나쁜 느낌이 들지 않아요. 거짓말이나 연기라고 해도, 이 정도로 무구한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분명 오웬은 무구한 마음을 갖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친구가 되고 싶어요.
오즈
………….
오즈는 씁쓸한 얼굴로 입을 닫고 있었다.
하지만 리케가 몇 번이나 손을 잡아끌어서 마지못해 한숨을 내쉰다.
오즈
……밤이 오기 전까지다. 그 전까지 불온한 태도를 보인다면 내가 땅 끝으로 내쫓을 거다.
오웬
……땅 끝이라니?
오즈
………….
오웬
무서운 곳……?
천진난만하게 묻는 오웬을 오즈는 긴 시간 바라보고 있었다.
경계나 혐오가 느릿하게 풀어지고, 온화한, 그리움 같은 것으로 변해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아이 같은 질문에서 일찍이의 아서를 본 걸지도 모른다.
카인
괜찮아, 착하게 있으면.
안심시키듯이 웃어 보인다.
오웬은 내 팔을 붙잡고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웬
응! 나, 할 수 있어.
칭찬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얼굴이다.
이런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 녀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서와 리케는 곧바로 오웬과 친해졌다.
과자 이야기를 하며 들떠 있다.
나는 몰래 오즈에게 다가갔다.
조금씩 손짓해서 몸을 숙이게 했다.
나는 순순히 숙여준 오즈의 귓가에 속삭였다.
카인
너한테만은 말해두고 싶어. 오웬을 두고 가지 말아줘.
두고 가면 케르베로스를 꺼내서 공격해와.
오즈가 몸을 떼어냈다.
한동안 가만히 입을 닫은 후 중얼거린다.
오즈
늘 그러는 편이다만.
카인
그랬지……. 넌 그랬지. 매일 누군가가 덤벼들어서 가엽게도.
무심코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강자에게는 강자의 노고가 있는 법이다.
카인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저 녀석은 착한 아이야. 착한 아이이고 싶어해.
하지만 두고 가려고 하면 화내면서 케르베로스로 공격해와.
아서와 리케를 지키고 싶어. 지금의 오웬을 땅 끝까지 날려보내지 않고, 가능할 것 같아?
오즈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런 짓을 하고 싶어 하는 걸까.
물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이건 위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오웬은 위험한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동료이고, 그리고 지금의 오웬은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다.
까다로운 이야기다.
나도 혼란스럽다.
기사로서 쓰러트려야 할 악인과 지켜야 할 무력한 아이가 함께 같은 그릇에 담겨있다니.
오즈
……두고 가지 않으면 되는 건가.
카인
아마도.
오즈
알겠다.
카인
다행이다……. 고마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오즈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러는 사이 서쪽의 마법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키라의 목소리도 들린다.
아키라가 이쪽을 향해 앗 하고 숨을 삼키는 기척이 들었다.
아마도 오웬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거겠지.
아키라
안녕하세요, 카인.
아키라의 발소리가 가까워져서 나는 손을 내밀었다.
아키라의 손이 짝, 하며 소리를 울린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키라의 눈이 괜찮은가요? 라고 묻고 있었다.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여 답한다.
아키라는 안심한 모습을 보이며 오웬에게 말을 건네러 갔다.
재액의 상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오웬의 사정에 마음을 써서, 그의 이야기 상대가 되려고 해주고 있다.
굉장히 의지되는 녀석이다.
모르는 세계에서 혼자 이곳으로 왔는데도.
때로 생각한다.
아키라가 돌아가야 하는 세계로 아키라가 돌아가버리는 날의 일을.
전 현자님의 모습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만 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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